'대군부인' 역사 왜곡 논란 후폭풍…"드라마 폐기" vs "지켜달라"

2 weeks ago 7

/사진='21세기 대군부인' 갈무리

/사진='21세기 대군부인' 갈무리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막을 내린 이후에도 역사 왜곡 의혹에 따른 진통이 지속되고 있다. 주연인 아이유와 변우석을 비롯해 박준화 감독, 유지원 작가 등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으나, 여론의 갈등과 반발이 복잡하게 얽히며 논란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종영한 '21세기 대군부인'은 방영 막바지였던 11화 속 즉위식 장면이 도마 위에 오르며 직격탄을 맞았다. 극 중 이안대군이 왕위에 오르는 과정에서 자주국의 황제가 쓰는 '십이면류관' 대신 제후국에서나 사용하던 '구류면류관'을 착용한 데다, 조정 신하들마저 '만세'가 아닌 제후국의 예법인 '천세'를 외친 것이 화근이 됐다. 일각에서는 해당 연출이 중국의 동북공정에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며 강하게 분통을 터뜨렸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중국 속국이라고 역사왜곡을 제대로 한 거다. 여기 피디나 작가나 배우도 다 문화적으로 이완용급이라고 생각하겠다", "얼마나 많은 중국 지원을 받은 건지 몰라도 진짜 여기 참여한 모든 분들께서는 중국 귀화하셨으면 한다" 등 격앙된 비난이 쏟아졌다.

/사진='21세기 대군부인' 홈페이지

/사진='21세기 대군부인' 홈페이지

반면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 같은 격렬한 전량 폐기 요구에 대척되는 글들이 잇따라 게재되며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작품 혹은 출연 배우의 팬들로 추정되는 이들은 "'21세기 대군부인'은 역사물이 아닌 현대 판타지"라며 옹호에 나섰다. 실제 역사와 무관한 가상의 세계관임을 매 회차 명확히 고지했음에도 특정 장면과 소품을 떼어내 '역사 왜곡' 프레임으로 낙인찍는 것은 과도한 공격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가장 심각한 것은 출연 배우들을 향한 무차별적인 마녀사냥이다. 연출과 소품, 대본 고증은 제작진의 책임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평소 배우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을 '애국심'과 '역사 수호'라는 명분으로 포장하여 입에 담지 못할 인신공격을 하며 허위 사실, 악성 합성 사진등을 유포하고 있다"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불똥은 정부 지원금 문제로까지 튀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의 '2025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특화 콘텐츠 제작지원(IP 확보형) 사업'에 최종 선정작으로 뽑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지원금 전액을 지급받은 상태다.

구체적인 지원 액수는 베일에 가려졌으나 장편 드라마 부문의 경우 최대 20억원까지 수령이 가능하다. 현재 콘진원에는 제작지원작 선정 경위와 사업 평가 결과를 명명백백히 공개하라는 국민들의 정보공개 청구가 빗발치고 있다.

/사진='21세기 대군부인' 갈무리

/사진='21세기 대군부인' 갈무리

콘진원 측은 규정에 따른 엄정 대처를 예고하며 진화에 나섰다. 콘진원 관계자는 "'21세기 대군부인' 방영분이 초래한 현재의 논란과 우려 사항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재 해당 작품의 지원사업 수행 과정상 규정 위반 여부, 추가 조치 사항 등 후속 조치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진원의 콘텐츠지원사업관리규칙 55조에 따르면, 이달 중 진행될 결과평가에서 드라마 완성작과 결과보고서를 토대로 '불합격' 판정이 내려질 경우 제작사는 30일 이내에 지원금 전액과 발생 이자를 반환해야 한다.

콘진원이 심사 끝에 불합격 처리를 확정하면 제작비 회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콘진원은 향후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추후 제작지원 신청, 선정 단계부터 자문 및 고증 추진 계획 제출을 의무화하고 이행 점검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향후 유사 사례 발생 방지를 위해 책임감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선 박준화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변명의 여지 없이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눈물로 과오를 인정했다. 제작진은 현재 재방송을 비롯해 디즈니플러스와 웨이브 등 국내외 OTT 플랫폼에 게재된 인터뷰 및 방영본의 오디오와 자막을 긴급 수정해 교체한 상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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