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부실비율 3분의1로 뚝
중기·자영업자는 꾸준히 상승
경기부진에 건전성 양극화
국책은행 기업대출 부실의 무게중심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자영업자로 옮겨가고 있다. 조선·해운 등 대기업 구조조정 관련 부실은 상당 부분 정리된 반면, 고금리와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상환 여력이 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부실이 빠르게 불어난 영향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IBK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3대 국책은행의 대기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7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5%로, 대기업의 두 배 수준이다. 자영업자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07%까지 올랐다.
5년 전과 비교하면 흐름은 완전히 달라졌다. 2020년 말만 해도 대기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4%로 중소기업(1.37%)보다 높았다. 이후 점차 낮아져 2024년엔 0.65%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0.73%로 소폭 반등했지만 2020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3분의 1 수준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2022년 0.99%를 저점으로 2024년 1.52%까지 상승했다. 2025년에는 1.45%로 소폭 낮아졌지만 대기업과의 격차는 여전히 컸다.
잔액 기준으로도 같은 변화가 확인된다. 3대 국책은행의 대기업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2020년 4조4642억원에서 지난해 2조3296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중소기업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3조1373억원에서 4조4166억원으로 40% 이상 늘었다. 자영업자 고정이하여신도 2888억원에서 7622억원으로 2.6배 불어났다.
대기업 부실 감소는 과거 구조조정 부실이 정리된 결과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조선·해운 등 대규모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익스포저가 컸는데, 해당 기업들의 정상화와 매각 작업이 진행되면서 대기업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반대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부실은 경기 둔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고금리 부담이 길어지는 가운데 내수 회복세가 약하고, 인건비·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도 커지면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와 부실이 누적되는 흐름이다. 국책은행이 정책금융 역할을 맡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을 확대해온 점도 부실 증가와 맞물려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고금리와 경기 부진의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어 당분간 건전성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지난해 말 0.50%(단순평균)에서 올해 5월 말 0.73%로 뛰며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 연체율은 같은 기간 0.03%에서 0.09%로 올랐지만, 중소기업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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