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약먹고 싸운다? 사상 초유의 ‘약물 올림픽’ 2026년 5월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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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약물 올림픽’이 열린다.

‘ESPN’은 현지시간으로 21일 ‘디 인핸스드 게임즈(The Enhanced Games)’라는 이름의 신생 단체가 전례 없는 수준의 과학, 자금, 그리고 경기력 향상 약물을 도입한 올림픽 스타일의 공식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회는 오는 2026년 5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수영(자유형 및 접영 50미터, 100미터) 육상(100미터 및 100미터/110미터 허들) 역도(인상, 용상) 등 여덟 개 종목이 열릴 예정이다.

스포츠계는 오랜 시간 금지약물과 싸워왔다. 이같은 노력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사가 준비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AFPBBNews = News1

스포츠계는 오랜 시간 금지약물과 싸워왔다. 이같은 노력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사가 준비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AFPBBNews = News1

연례 대회 형식으로 개최될 이 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은 소지가 합법이지만 스포츠계에서는 금지된 스테로이드, 테스토스테론, 성장호르몬 등의 금지 약물(PED) 복용이 허락된다. 참가 선수가 원치 않을 경우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주최측은 이같은 시도가 약물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안전한 방법을 장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애런 디수자는 이같은 시도가 “초인”을 창조하기 위한 첫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인류를 발전시키기 위해 여기에 왔다. 낡은 규칙들은 선수의 발전을 가로막았고 인류의 발걸음도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약물 복용 이력이 남으면 다른 대회에는 참가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기에 주최측도 참가 선수들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제시했다. 각 종목당 50만 달러(1위 상금 25만 달러)의 상금과 함께 출전료, 기록 경신에 대한 보너스 등이 제공된다.

이들은 이미 올림픽 참가 경력이 있는 그리스 출신 수영선수 크리스티안 골로메프가 PED를 이용한 훈련을 통해 자유형 50미터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웠으며, 100만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수영협회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기록 측정이 이뤄졌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그러나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ESPN은 이들이 페이팔 설립자인 피터 티엘, 환각제 및 장수 옹호론자 크리스티안 앵거마이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일부 운영중인 투자 회사인 1789 캐피털로부터 초기 자금을 유치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은 여기에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경기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예정이다. ESPN은 한 회사 임원이 이 모델을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를 홍보에 활용하는 에너지 드링크 업체 레드불에 비유했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금지약물과 싸움을 벌여온 기성 스포츠계에서 보면 아연실색할 일이다.

미국 반도핑기구(USADA) 트래비스 티가트 회장은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이같은 시도가 “원칙보다 이익을 중요시하는 위험한 광대극”이라고 비난했다.

디수자는 이같은 비난에 약물 사용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대회가 약물 사용 단속에 어려움을 겪는 현존하는 많은 대회들보다 더 안전하고 공정하다고 반박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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