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해진 서학개미…美 관세 완화 기미에 레버리지ETF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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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XL 등 3배 레버리지 ETF 순매수 상위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기술주도 투자 집중
트럼프 관세 정점론에 저점매수 전략
"관세 협상 진전 관건…리스크 재부각 우려도"

  • 등록 2025-05-01 오후 1:57:07

    수정 2025-05-01 오후 1:57:07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미국 대표 지수와 빅테크 주가의 3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형 상장지수펀드(ETF)에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제기되는 가운데, 구체적인 관세 완화 시그널이 대두하자 저점 매수 전략을 펴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4월 1~29일(결제일 기준 3월 28일~4월 27일) 외화증권 예탁결제 순매수 1위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셰어즈 ETF’(티커명 SOXL)로 8억 2712만달러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셰어즈 ETF’는 ICE 반도체 지수 일일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ICE 반도체 지수는 미국에 상장된 반도체 회사 30개 회사로 구성됐으며 주요 투자 종목은 브로드컴, 엔비디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AMD, 퀄컴 등이다.

순매수 3위 역시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가 차지했다. 순매수 결제액은 3억 436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나스닥100 지수 일일 수익률의 3배를 추구한다. 나스닥100 지수는 상장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이 큰 100개의 비금융 기업으로 이뤄졌다.

개별 종목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도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테슬라 주가의 2배 수익을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셰어즈 ETF’(TSLL)의 순매수 결제액은 1억 5139만달러로 집계돼 순매수 상위 7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순매수 2위에 테슬라, 4위에 엔비디아가 각각 위치하며 빅테크를 향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순매수 결제액은 테슬라 4억 7097만달러, 엔비디아 2억 5756만달러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이 미국 지수와 기술주에 투자하는 레버리지형 ETF 상품을 매수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가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상호관세 전면 부과하기로 했다가 13시간 만에 70여 개 국가에 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국가별 협상 과정에서 “여러 국가로부터 좋은 제안을 받았다”며 관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100%가 넘는 관세 부과로 치킨게임을 벌였던 중국과도 해빙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중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관세율이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고 언급한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8개 품목과 에탄올 등에 관세를 면제했다는 외신도 보도됐다.

이밖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서 완성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에 25%의 자동차 부품 관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증권가에선 관세 협상이 진전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당분간 완화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강경책을 고수하던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전략으로 선회했다”며 “국채금리 안정을 위해선 당분간 강경책 유지가 어렵다는 점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2018년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다시 한 번 협상을 파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1~2개월 생각보다 긍정적인 소식이 시장에 더해질 수 있지만 낙관론이 커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협상을 파기하고 상대방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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