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시행된 ‘확장 구하라법’
대법 “진행 중 모든 소송에 적용”
패륜 가족은 상속권 상실
오는 9월 16일까지 신고해야
패륜 가족이 상속 유류분을 받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경우가 법원에 제기돼 있는 모든 소송으로 넓어졌다.
헌법재판소가 옛 민법의 유류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릴 당시 법원에 계류돼 있던 소송에서도 유류분 배제 주장이 가능해졌다. 다만 이 경우 공동상속인이 오는 9월 16일까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 청구를 해야 한다.
25일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부친 사망 이후 재산을 물려받은 A씨에게 다른 자녀 B씨 등이 제기한 유언 무효 확인 등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2021년 10월 부친이 사망하며 유언에 따라 재산을 물려받았다. 2022년 5월 B씨 등은 A씨에게 상속 유류분을 나눠달라고 소송을 냈다.
유류분은 고인이 생전 유언을 남기더라도 나머지 상속인들에게도 최소한의 몫을 반드시 물려주도록 한 재산이다. 특정인이 모든 재산을 독차지하지 못하게 1977년 도입됐지만, 부양의무를 저버리거나 패륜 행위를 저지른 가족까지도 재산을 나눠갖도록 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재판에서 A씨는 B씨 등이 부친을 장기간 유기해 부양의무를 저버렸고, 부친의 재산을 횡령하는 등 패륜행위를 했다며 유류분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20년 이상 부모를 실질적으로 부양했으므로 부친의 회사 운영과 재산 증식에 대한 기여를 유류분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도 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중인 2024년 4월 25일 헌재는 유류분 상실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은 민법 1112호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 패륜적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밝혔다.
고인을 오랜 기간 부양하거나 상속 재산 형성에 기여한 상속인에게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은 민법 1118조도 “기여상속인에게 보상하려 한 피상속인의 의사를 부정하는 부당하고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법 조항이 위헌이지만, 곧바로 효력을 없앨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한시적으로 법을 유지하도록 하는 처분이다. 해당 조항을 무효화하면 유류분 청구가 필요한 다른 경우까지 근거조항이 없어질 수 있어 헌재는 2025년 말까지 법 조항을 유지하도록 했다.
헌법불합치 결정 뒤 진행된 지난해 11월 2심에서는 B씨 등의 유류분을 인정할지가 쟁점이 됐다. 2심은 문제가 된 법 조항이 연말까지는 유지된다며 1심과 같이 A씨가 유류분 부족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헌재 결정 이후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모든 상속인에 대해 상속권을 제한하도록 하는 민법 개정안이 올해 3월 시행됐다.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상속권을 갖지 못하도록 한 일명 ‘구하라법’을 직계존속뿐 아니라 직계비속·배우자 등까지 확대한 것이다. 다만 개정 법률은 헌재가 헌법불합치를 내린 2024년 4월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까지만 소급 적용하도록 규정했다. A씨처럼 헌재 결정 이전에 소송이 시작된 경우는 예외다.
대법원은 헌재 결정 이전에 소송이 시작된 경우까지 소급적용을 넓혀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에 구법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돼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병행사건)에 대해서는 위헌성이 제거된 신법 조항이 적용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개정 민법의 부칙 4조는 ‘상속권 상실 사유가 있는 사람이 상속인이 됐단 사실을 법 시행 전에 안 공동상속인은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상속권 상실 청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지난 3월 17일 개정 민법이 시행됐으므로 A씨와 같은 경우는 오는 9월 16일까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 청구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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