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심리전’ 주무기 뗐다…확성기 14개월만에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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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고정·이동식 모두 주내 철거…긴장완화 조치”
尹정부 당시 K팝-자유의 소리 방송 등 송출해와
일각 “한미훈련 조정론 이어 과도한 대북 저자세”

경기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우리 군 초소 앞에 대북 확성기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동아일보 DB

경기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우리 군 초소 앞에 대북 확성기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동아일보 DB

군이 4일 최전방에 설치한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는 작업에 전격 작수했다.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해 6월 북한의 오물풍선 연쇄 테러 등 고강도 도발에 맞서 설치한 지 1년 2개월만에 강력한 대북 심리전 수단을 먼저 걷어내는 것.

앞서 6월 11일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대북 확성기의 방송을 중지한 이후 54일만에 확성기 철거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지게 됐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연합연습 비난 담화 이후 정부 일각에선 연합연습 조정론이 거론된 데 이어서 과도한 대북 저자세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공식 브리핑에서 “오늘(4일)부터 대북 확성기 철거를 시작했다”며 “대비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남북 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철거 대상은 고정식·이동식 확성기 전체이고, 수일 안으로, 주내 철거가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해 6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 때 중단했던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키로 결정한바 있다. 북한의 오물풍선 테러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탄도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대응하는 차원이었다. 이후 군은 고정식과 이동식 확성기 40여개를동부와 서부 전선에 잇달아 배치하고, 거의 매일 한국의 발전상과 김씨 일가 3대 세습 및 북한 인권 실태 비판, K팝 등 대북 심리전 방송(자유의 소리)를 송출해왔다.

앞서 김여정은 지난달 28일 한미 연합연습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이재명 대통령도 이전 인물들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정부와 윤석열 전임 정부가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연합연습 조정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언급했고, 이후 1주일만에 대북 확성기 철거까지 결행한 것은 과도한 대북 양보가 아니나냐는 비판이 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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