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앞둔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 /AFPBBNews=뉴스1 |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내달 한국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한국과 일본을 모두 꺾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아직 감독조차 선임하지 못한 데다 객관적인 전력 차를 고려하면 그야말로 황당한 자신감이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26일(한국시간) "중국 대표팀이 최선을 다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면, 한국과 일본을 모두 이겨 오는 동아시안컵 우승을 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신감의 근거는 한국과 일본 모두 핵심인 유럽파를 제외한 채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닌 시기에 열리는 이번 대회엔 유럽파 등의 차출 의무가 없다. 실제 홍명보 감독은 K리거 23명과 일본 J1리그에서 뛰는 3명으로 26명의 엔트리를 구성했다. 아직 명단이 나오진 않았으나 유럽파 비중이 높은 일본 역시도 J리그 중심의 선수 선발이 예고된 상태다.
소후닷컴은 "한국은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이는 중국 대표팀에 희소식이다. 한국과 중국의 격차는 분명 크지만, 국내 선수들이 중심이라면 중국 대표팀에도 경쟁할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도 이번 대회에서 2군 또는 3군으로 대표팀을 꾸려 대회에 나설 예정"이라며 "결국 이는 중국 대표팀이 한국, 일본과 비교적 공정한 조건에서 격돌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훈련 중인 중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AFPBBNews=뉴스1 |
물론 그럼에도 전력의 열세는 인정했다. 매체는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 한국과 일본은 이미 탄탄한 기반을 갖춘 팀들이다. 2군, 3군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중국은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정확한 전술을 수립해 주도권을 잡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C조 5위로 탈락한 뒤,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을 경질했다. 중국이 월드컵에 나선 건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 예선을 치르지 않았던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동아시안컵을 이끌 임시 사령탑으로는 데얀 주르제비치(세르비아) 현 중국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내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남자부 경기는 한국과 중국, 홍콩, 일본이 참가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내달 7일 중국과 첫 경기를 치른 뒤 11일 홍콩, 15일 일본과 차례로 격돌한다. 남자부 경기는 모두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중국·홍콩전은 오후 8시, 일본전은 일본 내 중계 방송 관계로 오후 7시 24분에 킥오프한다. 한국은 2003년과 2008년, 2015년, 2017년, 2019년 대회 정상에 올라 대회 최다 우승을 기록 중이다. 일본(2013·2022년), 중국(2005·2010년)은 2회씩 우승했다.
2025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명단.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