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코어 이어 '밸류애드' 자금 푸는 국민연금…국내 부동산시장 볕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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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국내 부동산시장에 순차적으로 돈을 풀고 있어 움츠러든 시장 거래에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작년 부동산 대출 펀드, 올해 3월 코어투자전략 실행이 가능한 부동산 투자에 이어 최근에는 밸류애드전략 실행이 가능한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것. 다 합치면 국민연금의 출자 규모가 최대 1조850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22년 하반기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수년째 ‘유동성 고갈’을 겪었던 국내 부동산시장에 ‘단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 최대 1조8500억 출자…대출·코어·밸류애드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국내 부동산 중소형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기 위한 제안서 접수를 오는 30일 마감한다. 오는 8월 중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자료=2025년 국민연금기금 국내 부동산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계획 공고)

국민연금은 선정된 위탁운용사 2개사 이내에 총 5000억원 이내를 배정할 계획이다. 펀드별 2500억원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

각 펀드별 결성총액은 최소 2950억~최대 4150억원으로, 위탁운용사 제안에 따른다. 국민연금 출자비율은 각 펀드별 약정총액의 60% 이상 85% 이하 범위다.

주요 투자대상은 ‘밸류애드 투자전략’ 실행이 가능한 국내 부동산 자산이다. 다만 주거용 부동산은 제외하며, 최소 목표수익률은 순 내부수익률(IRR) 기준 11.0%(각 보수 차감 후)다. 차입한도는 건별 담보인정비율(LTV) 75% 이내, 전체 LTV 70% 이내(공정가치평가반영 가능) 기준이다.

‘밸류애드 전략’은 부동산 투자에서 기존 자산의 가치를 높여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 전략이다. 이는 리모델링, 증축, 용도 변경 등을 통해 부동산의 가치를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임대료를 올리거나 매각 시 높은 가격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위탁운용사들의 투자기구는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 자기관리 부동산투자회사 제외), 자본시장법상 부동산 집합투자기구(펀드) 등이다.

‘자기관리 부동산투자회사’란 자산운용 전문인력을 포함한 임직원을 상근으로 두고 자산의 투자 및 운용을 직접 수행하는 실체형 회사를 말한다.

국민연금은 작년부터 국내 부동산시장에 대출, 코어, 밸류애드 순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작년 10월 국내 부동산 대출형 펀드 위탁운용사로 코람코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선정했다.

이 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은 ‘국내 상업용부동산 대출’이며, ‘준공 후 담보대출’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주거용 부동산은 취급이 불가능하다.

각 대출형 펀드별 결성총액은 최소 4000억~최대 6000억원 규모다. 이 중 국민연금이 출자할 금액은 최대 6000억원으로, 위탁운용사가 펀드별 3000억원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제안 가능하다.

(자료=2024년 국민연금기금 국내 부동산투자 위탁운용사 선정계획 공고)
◇ 수년째 ‘유동성 고갈’ 국내 부동산시장에 ‘단비’ 될 듯

또한 국민연금은 지난 3월 국내 부동산 코어플랫폼 펀드 위탁운용사 3곳을 선정했다. 삼성SRA자산운용, KB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이다.

각 코어플랫폼 펀드별 결성총액은 최소 3400억~최대 5000억원으로, 위탁운용사 제안에 따른다. 국민연금의 위탁운용 금액은 7500억원 이내로, 운용사가 각 펀드별 2500억원 이내에서 자율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

이 코어플랫폼 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은 ‘코어투자전략 실행이 가능한 국내 부동산’이다. 오피스, 리테일 등이 자산의 70% 이하를 차지해야 하며 나머지 30% 이상은 데이터센터(IDC), 도심형 물류, 셀프 스토리지, 라이프 사이언스 등으로 구성해야 한다.

‘코어투자전략’은 저위험 저수익의 안정적 투자를 지향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서울 3대 업무지구(도심·여의도·강남권역) 등 핵심 지역에 위치한 오피스, 리테일, 주거처럼 안정적 임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표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이처럼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하반기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기관들의 부동산 투자가 주춤해지자 국내 부동산시장이 수년째 유동성 고갈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국민연금이 ‘밸류애드 투자전략’ 실행이 가능한 국내 부동산 중소형 위탁운용사를 모집한 만큼 향후에는 ‘오퍼튜니스틱 전략’이 가능한 운용사 모집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퍼튜니스틱 전략은 임대율이 매우 낮은 저평가 자산 등을 개발해서 가치를 극대화하고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반면 코어 전략은 저위험 저수익을 지향하는 전략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의 부동산 투자자금은 대출, 코어 자산, 밸류애드 자산, 오퍼튜니스틱 순서로 풀리게 된다”며 “작년 국민연금의 부동산 대출 펀드에 이어 국민연금 코어 자금이 풀렸고, 다시 밸류애드 자금이 풀리면 그간 얼어붙었던 시장에 거래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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