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들어가 십팔기에 빠져 아직도 월도 휘두릅니다”[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4 hours ago 7

박금수 십팔기보존회 대표가 서울 양천구 체육관에서 월도를 들고 자세를 취했다. 어릴 때부터 칼싸움이나 태권도를 즐긴 박 대표는 대학 때 십팔기를 만난 뒤 전공까지 바꿔 전통 무예를 지키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로보캅을 만들겠다’는 꿈을 안고 1993년 서울대 전기공학부에 진학했다. 입학식이 끝난 뒤 자신에게 맞는 동아리를 찾기 위해 학생회관을 뒤졌다. 그러다 전통무예연구회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박금수 십팔기보존회 대표(52)는 이후 조선 후기 군영에서 실제로 쓰던 십팔기(十八技)에 빠져 살았다. 지금도 매일 수련하며 전통 무예를 지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어릴 때 했던 태권도에서는 느끼지 못한, 상체와 하체가 연결되는 느낌이 있었어요. 발끝에서 손끝까지 쭉 이어지는 그 느낌이 정말 좋았어요. 태권도 대련은 거의 발차기만 하고 팔은 안 쓰니까 답답했는데, 십팔기는 손발을 다 쓰고 손의 연장으로 목검과 봉에 칼까지 휘두르니까 환상적이었죠. 게다가 무기마다 조선 후기 이 나라를 지켜낸 역사가 다 담겨 있어요. 모든 무기에 스토리가 있죠. 그것에 매료됐습니다.” 십팔기는 조선 시대 국가 차원에서 체계화한 열여덟 가지 전통 무예다. 여기서 기(技)는 무기를 다루는 기술이나 몸을 움직이는 기예를 뜻한다. 창과 칼, 방패, 곤(棍) 같은 다양한 병장기를 다루는 무예뿐 아니라 맨손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권법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무예 체계다. 박 대표는 처음 배우고 4∼5년은 아예 십팔기밖에 모른 채 살았다. 군에서도 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서울 용산 국방부 근무지원단에서 장군 운전병으로 복무했는데, 대기할 때마다 십팔기 기본기를 반복했더니 장교들이 “너는 운전병이냐, 경호원이냐”고 할 정도였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봉제산 근처에 살았던 박 대표는 어릴 때 친구들과 산에 올라 목검을 들고 전쟁놀이를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태권도를 시작했고 6학년 때 학교 시범단으로 활동할 정도로 실력도 뛰어났다. 고등학교 때는 입시 공부에 집중하느라 잠시 공백이 있었지만, 무예는 늘 그의 곁에 있었다. 십팔기에서 그가 가장 좋아한 무기는 곤봉이었다. 그는 “곤봉을 무예의 어머니라고 한다. 곤봉을 배워야 월도(月刀)나 창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다. 원래 왼손잡이인데 어릴 때 밥 먹는 것부터 다 오른손을 쓰도록 교정을 받았다. 그는 “곤봉은 양손을 고르...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