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실적에 신고가 랠리
중동 리스크 완화 속 경계심
중동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전망이 맞물리며 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했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실적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5800~6700’ ‘6380~6680’선으로 제시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238.71포인트(4.58%) 오른 6475.63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는 각각 1조3160억원과 596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1조8031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일 0.36% 21일 2.72% 22일 0.46% 23일 0.90% 상승했다. 특히, 23일에는 장중 6557.76포인트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증시는 반도체 실적 기대가 핵심 동력이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52조6000억 원, 영업이익 37조6000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웃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스닥도 반등 랠리에 올라탔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24일 전장 대비 2.51% 오른 1203.84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00년 ‘닷컴버블’ 시기 이후 25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신고가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면서 “견조한 기업 실적과 이익 모멘텀이 지정학적 갈등 등 매크로 이슈를 압도하는 구간이다. 6500선 돌파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건부 무기한 휴전 연장 선언 등의 스탠스를 봤을 때 지정학적 변동성을 넘어선 이익추정치 상향 주도의 실적 장세 흐름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5800~6700포인트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실적 모멘텀을 비롯해 미국·이란 휴전 협상 기대감, 유가 하락 등을 꼽았다. 반면, 하락 요인으로는 물가 우려와 지정학 리스크 재부각 등을 꼽았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방산, 전력기기, 원전, 증권, 은행, 지주 업종의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코스피 대비 가격 매력이 높아진 코스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코스피 예상 밴드를 6380~6680선으로 제시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주 넘게 미국과 이란의 2차 후속 협상을 놓고 ‘협상 기대감 진전 ->기대감 후퇴 -> 기대감 재확대’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4월 이후 S&P 500, 코스피 신고가 경신이 시사하듯이, 주식시장은 전쟁 면역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미-이란 협상 이슈보다 매크로, 실적 이번트에 더 집중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AI 투자·글로벌 실적, 향방 가른다
이번 주는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정이 몰려있다. 국내에선 28일 삼성SDI·현대건설·HD현대일렉트릭, 30일 삼성전기·LG에너지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1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해외에선 27일 버라이즌, 28일 비자, 29일 알파벳(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30일 애플·일라이릴리 등 주요 빅테크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클라우드 매출 증가율과 인공지능(AI)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가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실적 결과에 따라 국내 시총 1, 2위이자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를 보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보다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 더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공매도 포지션을 정리하는 ‘숏커버’가 몰리며 일부 투기성 종목까지 동반 강세를 보인 반면, 실적 기반이 약한 소프트웨어나 경기 민감주는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경제지표도 주목된다. 이날에는 미국 4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30일에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발표된다. 다음달 1일에는 한국 4월 수출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주 시장의 핵심 변수는 미국 통화정책과 유가다. 4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FOMC 회의가 오는 28~29일 예정됐다. 기준금리는 동결이 유력하지만, 성명문과 제롬 파월 의장의 유가 관련 발언이 향후 정책 경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국제 유가 흐름도 변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80~1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이며 전년 대비 여전히 높아 Fed가 유가발 물가 리스크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관건”이라며 “다만 노동시장은 안정적이고 근원 물가 압력이 제한적인만큼 국제유가만 안정되면 하반기 금리 인하 재개 가능성도 열려있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중동발 전쟁이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중동 지역 정세도 변수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에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기대가 반영됐지만, 주말 사이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경계심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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