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전 세계 93개국 톱10 진입, 41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는 이례적 흥행을 기록하며 K콘텐츠의 저력을 또 한 번 입증했다. 그 중심에는 주인공 ‘진우’의 목소리를 맡은 배우 안효섭이 있다. 영어로 진행된 전 대사를 감정의 결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며 ‘보이스 액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의 성장을 증명했다.
안효섭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저에게는 낯설고 새로운 작업 방식이었지만, 감독님들의 따뜻한 리드와 열린 환경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녹음 때는 단순히 목소리만이 아니라 표정과 움직임까지 함께 녹화했고, 실제로 완성된 캐릭터의 표정과 의상에도 제 모습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단순한 더빙을 넘어 배우와 캐릭터가 ‘동기화’된 작업이었다는 설명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제작사인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과 한국계 감독 매기 강, ‘위시 드래곤’의 크리스 애플한스가 공동 연출을 맡아 ‘K-POP’이라는 한국 대중문화를 판타지 세계에 녹여낸 프로젝트다. 안효섭 외에도 아덴 조, 켄 정, 이병헌 등 글로벌 캐스트가 참여했다.
이 작품을 통해 안효섭은 ‘진우’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아이돌 그룹 ‘사자보이즈’의 멤버였던 진우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악마와 거래하고 그 대가로 영혼을 잃은 인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애정을 지닌 따뜻한 내면을 간직한 캐릭터다. 안효섭은 “진우는 고통과 죄책감으로 무거운 내면을 안고 있지만, 결국 그 어둠을 직면하고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인물”이라며 “이 작품은 누구나 겪는 감정의 진폭을 섬세하게 담아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작품 속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사로는 “아름답다”라는 단어를 꼽았다. 그는 “이 말에는 ‘나답다’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이 전하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참여 계기에 대해서는 “해외 팬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었다”면서 “매기 강 감독님이 손편지를 보내주시며 저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보여주셨고, 그 진심에 이끌려 참여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대본을 읽을 때도 흥미로웠지만, 완성된 영화를 봤을 땐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이 꽉 찬 느낌이 들었다”며, “제가 상상했던 것을 훌쩍 뛰어넘는 작품이 완성돼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효섭은 “이 작품은 음악과 이야기, 감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마치 무대 공연을 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며 “누구에게나 내면의 어둠은 있지만, 그걸 마주하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믿고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효섭은 오는 7월 23일 개봉하는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과 드라마 ‘오늘도 매진했습니다’로 또 한 번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연기력과 진정성으로 국내외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열일 행보’는 현재진행형이다.
김겨울 기자 win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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