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도로우 전 장관은 디지털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올 1월 우크라이나 역사상 최연소 국방장관에 올랐다. 그는 2019년 젤렌스키 대선 캠프에서 디지털 선거운동을 총괄한 데 이어, 대선 승리 뒤에는 디지털전환부 장관에 기용돼 전자 신분증 등 전자정부 구축을 이끌었다. 특히 러시아와의 전쟁이 시작된 뒤에는 드론 등 국방기술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페도로우 전 장관은 드론 규제를 완화하고, 국방기술 스타트업 육성에도 관여했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지원을 요청해 스타링크 단말기를 전장에 도입하기도 했다. 올 초 국방장관에 취임해 드론 등 무인 전력 확대에 주력했다.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미사일 부족에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선전했던 건 최대 3500km까지 날아갈 수 있는 드론 공격이 효과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그의 드론을 앞세운 전략은 시르스키 총사령관 등 기존 군 지휘부와 마찰을 빚었다.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기존 군조달 체계를 디지털 공개 입찰로 전환하자, 군 간부들의 반발이 커진 것. 우크라이나 매체 프라우다는 “페도로우는 호화로운 부패 열차에 올라탄 승객들과 함께 편안히 부패를 즐기는 대신, ‘비상 정지 손잡이’를 당겨 열차를 멈추려 했다”고 전했다.전쟁 전략에서도 군 지휘부와 이견을 보였다. 보병과 포병을 앞세운 옛 소련군 교리를 중시하는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대규모 병력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군사 목표 달성을 강조해 ‘도살자’로 불렸다. 반면 페도로우 전 장관은 전장에서 드론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기존의 인해전술식 군사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기술 발전으로 전장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는데 군 수뇌부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갇혀 개혁을 사사건건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의 당국자들도 페도로우의 전략을 지지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FT는 페도로우 해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총사령관 교체를 검토 중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후임자 후보들을 면접할 예정이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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