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현재 두배 5개 차종 확대
명칭 변경 등 브랜드 전략도 강화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미국 전기차(EV)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 모델을 5개로 확대하고 미국시장에 특화된 브랜드 전략도 새롭게 도입한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에서 현재 2종뿐인 전기차 라인업을 내년에 5종으로 늘리고 미국 시장에서만의 독자적 브랜드 명칭을 사용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그동안 테슬라가 독점해왔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의 부진으로 변화조짐이 나타나자 관세정책 등 불확실성이 있음에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려는 것이다.
도요타는 19일부터 북미 본사에서 신차 발표회를 열고 스바루와 공동 개발한 사륜구동 SUV ‘bZ 우드랜드’ 등 미국 시장에 투입할 전기차 5개 차종을 공개하고 있다. 도요타는 전기차 포함 새 모델 대부분을 미국에서 처음 공개함으로써 ‘미국 중시’ 방침을 분명히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인업 확대와 함께 브랜드는 이번에 도요타가 내놓은 전략에서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도요타가 지금까지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던 전기차는 일본, 유럽과 마찬가지로 ‘bZ4X’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하지만 올해 미국에서 출시되는 차량의 경우 ‘bZ’로 변경한다. 닛케이는 “보다 단순한 명칭을 사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마케팅에 활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도요타가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조사회사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30년 3176만 대로 지난해 대비 약 3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미국 전기차 시장은 둔화되고 있고 전체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공약하면서 전기차 보급 속도는 더욱 느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들도 잇달아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테슬라가 부진하면서 경쟁 환경이 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한때 80%에 달하던 테슬라의 점유율은 최근에는 50%를 밑돌 정도로 떨어졌다.
테슬라의 부진은 도요타를 비롯한 경쟁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등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주에서는 도요타의 전기차를 사고 싶지만 차종이 부족해 구매하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도요타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렉서스 포함 지난 1분기 기준 여전히 3%에 불과해 테슬라는 물론 제너럴모터스(GM)나 한국 현대자동차에게도 뒤처진 상태다.
이번에 발표한 신형 전기차종은 우선 일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할 예정으로, 도요타가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는 시점은 2026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도요타 사토 고지 사장은 지난 8일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고객에 맞는 상품을 현지에서 개발하고 현지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향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현지 생산할 배터리를 포함해 미국 내에서 일관된 생산이 가능해지면 관세 리스크도 완화될 수 있다”고 해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