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라이더와 이륜차 이용자 단체들이 경찰청의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을 '사실상의 이륜차 사용금지법'이라고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륜차 주차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정차 위반 과태료만 부과하면 배달노동자와 자영업자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과 대한이륜차실사용자협회, 바이크튜닝매니아(바튜매),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는 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륜차 주정차 위반 과태료 부과를 담은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 추진을 중단하고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청 국가경찰위원회가 지난달 19일 이륜차 주정차 위반 과태료 부과 기준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일부개정령안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 주정차 위반시 9만원, 안전표지가 설치된 소방시설 주변 및 노인·장애인보호구역 6만원, 일반지역 3만원 등이 부과되며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 주차 위반 시에는 기준금액에 각 1만원을 더 부과토록 했다.
경찰의 이 같은 조치는 그간 이륜차의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단체들은 정작 이륜차를 합법적으로 주차할 공간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영주차장조차 이륜차 출입을 제한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현실적으로 법을 지키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단체들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자료를 인용해 서울지역 등록 이륜차는 42만927대인데 반해 이륜차 주차면은 693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주차면 1곳당 이륜차 607대가 몰리는 수준으로, 주차 인프라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배달라이더들은 음식 픽업과 배달 과정에서 반복적인 단시간 정차가 불가피하지만 이를 고려한 예외 규정이 없고, 시민 신고가 접수되면 과태료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택배 차량에는 업무 목적의 일시 정차가 일부 허용되는 반면 이륜차는 관련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주정차 질서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과태료 부과보다 먼저 이륜차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생계형 이륜차의 업무 특성을 반영한 별도 기준과 당사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약 4000명이 참여한 반대 의견서를 경찰청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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