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장영훈]‘경제통’ 추 시장 곁엔 ‘정무통’이 필요하다

1 week ago 11

장영훈·대구경북취재본부 추경호 대구시장 취임 뒤 산하 기관장 채용에서 재공모가 잇따르고 있다. 채용 절차가 진행된 10곳 가운데 5곳이 다시 공고를 냈고, 이 가운데 4곳은 경제 관련 기관이다.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공모에서는 지원자 전원이 서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경제통’인 추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할 인물을 찾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이 사태는 역설적으로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대구시 부시장까지 꼭 경제 전문가여야 하는가. 추 시장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기재부 제1차관을 지냈다. 경제 정책의 방향을 잡고 중앙부처의 예산 논리를 읽는 능력은 시장 자신이 이미 갖췄다. 경제부시장마저 비슷한 경력의 인물로 채우면 전문성의 보완보다 역할의 중복이 될 수 있다. 정무부시장으로 방향을 돌리면 인선 부담도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시장을 능가하는 경제 전문성을 찾을 필요 없이 시정 철학을 공유하면서 정부와 국회, 정치권을 설득할 신뢰와 조정 능력을 기준으로 사람을 고를 수 있다. 국회나 중앙정부 경험, 정치권 인맥, 갈등 조정과 소통 능력처럼 필요한 자질도 비교적 분명하다. 적어도 ‘또 한 명의 추경호’를 찾는 무리한 인선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대구에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을 만드는 손보다 정책을 현실로 옮기는 발이다. 대구경북신공항과 달빛철도, 취수원 문제, 2차 공공기관 이전, 국비 확보는 대구시 내부 결재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 부처와 국회, 여야 정치권, 경북도와 이해관계가 얽힌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대구시의 정치적 기반이 다른 지금은 그 역할이 더 중요하다. ‘정무’는 낡은 정치 기술이나 의전을 뜻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이해를 조정하고 필요한 사람을 만나 중앙정부 예산과 국회 법안, 정책 결정을 끌어내는 일이다. 인천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남영희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은 20일 국회를 찾아 12개 사업, 국비 2107억 원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무부시장이 지역 현안과 정부 예산을 연결하는 대외 창구로 움직인 것이다. 민선 9기의 성패는 시장과 닮은 사람을 고르는 데 있지 않다. 시장의 강점을 되풀이하기보다 빈틈을 메울 사람을 찾는 데 있지 않을까. 경제는 추 시장이 직접 챙기고 정무부시장이 막힌 길을 뚫는 ‘투톱’이 지금 대구에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그래서 더 절실하다. 장영훈·대구경북취재본부 jang@donga.com© dong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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