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막기 위해 규제망을 다시 넓혔습니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에 이어 경기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까지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했습니다. 최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한 동탄을 비롯해 수도권 인기 지역으로 매수세가 번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해당 지역 거래가 줄어들며 가격 상승세가 진정 수순을 밟겠지만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했습니다. 경기도도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규제지역은 7월 1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같은 달 5일부터 적용됩니다.
정부가 경기 비규제지역을 추가 규제한 것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심상찮다고 판단해서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기준 동탄구의 올해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11.38%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구리시는 7.87%, 용인 기흥구는 6.21% 올라 수도권에서도 상승 폭이 컸습니다. 반도체 산업 호황 기대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 서울 접근성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됩니다.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기존 70%에서 40%로 축소되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주택가격에 따라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됩니다. 유주택자는 사실상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막히게 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라 2년 실거주 의무도 부여돼 갭투자 역시 어려워집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단기적으로 해당 지역 거래가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지영 신한패스파인더 부동산 전문위원은 "이번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최근 급격한 집값 상승세를 진정시키고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조치"라며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청약 규제가 동시에 적용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시장 냉각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규제 직후에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가격 상승세도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런 흐름은 주변 지역으로의 상급지 갈아타기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위원은 "동탄, 구리, 용인 기흥구의 경우 무주택자의 매수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을 매도한 실수요자의 상급지 갈아타기 움직임이 있는 곳"이라며 "규제로 당분간 해당 지역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광교, 분당, 수지, 서울 강동구 등으로 넘어오는 수요도 덩달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풍선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규제 이후 남양주, 수원 권선구 등 규제가 덜한 곳으로 유동성이 흐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과거 수도권 규제 확대 때도 투자자들은 규제를 피해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며 거래량과 가격을 끌어올린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 안정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습니다.
양 위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규제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는 쉽지 않다"며 "주택가격은 공급 확대와 금리, 대출 규제, 경기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공급 확대와 매입임대 확충,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등이 실제 입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신뢰를 시장에 줄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때문에 다음달 예고된 세제 개편안 등 거시 규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결국 7·8월 예고된 세제개편안 등 수도권 전체를 아우르는 거시 규제 틀 안에서 종합 관리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과 규제 메시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추석 전후를 기점으로 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멈추고 완만한 숨 고르기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습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도 "결국 시장 안정의 핵심은 규제보다 실질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라면서 "정부의 수도권 도심 6만가구 공급, 매입임대 6만6000가구 플러스 알파(α) 등 공급 대책이 시장에 안착하기 전까지는 가격 상승 지역을 중심으로 규제지역이 추가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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