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이승엽 감독(49)이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두산은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고 발표하면서 “세 시즌 간 팀을 이끌어준 이승엽 감독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기로 했다.
두산은 2일 현재 23승 3무 32패로 10개 팀 가운데 9위에 머물러있다. 시즌 초반 마운드의 기둥 곽빈과 홍건희의 부상,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 겹친 결과다.
선수 시절 ‘국민타자’로 불리며 은퇴할 때까지 사랑받은 이 전 감독은 2023시즌부터 두산을 지휘했다. 코치 경험도 없었던 초보 사령탑으로서 2022년 9위에 그친 팀을 이어받은 그는 첫 시즌 팀 순위를 5위(승률 0.521·74승2무68패)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기억을 떠올린 두산 팬들은 팀 성적에 만족하지 못했다. 2023년 마지막 홈 경기가 끝난 뒤 이 감독이 마이크를 잡자 야유를 보내는 팬도 있었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2023년과 같은 승률(0.521·74승2무68패)을 찍었다. 순위를 한 계단(4위) 높여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포스트시즌에선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2015년 KBO가 도입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한 건 2024년 두산이 처음이었다.
이 전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며 “우리 베어스는 올해 '완전체'로, 과거의 강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는 두산의 모습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3일 기아 타이거즈와 홈 경기부터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