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박준순이 5일 잠실 KT전에서 6회 러닝 스로우를 펼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 베어스 김민석.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 베어스를 이끌고 있는 조성환(49) 감독대행이 신중하게 생각하며 꺼낸 한마디. 그건 바로 젊은 선수들을 향한 칭찬이었다.
두산은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지난 4일 3-6 패배를 설욕하며 주말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위닝시리즈의 주인공은 오늘(6일) 오후 6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맞대결에서 가려진다. 이날 경기에서는 두산 베어스의 살아있는 레전드 김재호의 은퇴식이 열린다.
비록 올 시즌 어려운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지만, 두산 야구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 바로 젊은 선수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다.
5일 경기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왔다. 두산이 5-1로 앞선 6회초. KT의 공격. 1사 1루에서 강현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최원준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강현우. 이어 7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쳤고, 타구는 다소 빗맞으면서 힘없이 3루 쪽으로 굴러갔다.
이때 두산 3루수 박준순이 타구를 향해 글러브를 뻗으며 대시한 뒤 포구에 성공했다. 이어 곧장 몸을 1루 쪽으로 틀어 러닝 스로우를 시도했다. 송구가 원바운드로 향했다. 여기서 또 한 명이 빛났다. 두산 1루수 김민석이었다. 그는 감각적으로 1루수 미트를 뻗으며 바운드를 잘 계산해 낚아챘다. 아웃카운트 1개가 올라갔다.
심지어 3루수 경험이 많지 않은 19세 고졸 루키 박준순이었다. 그런 그와 '21세 프로 3년 차' 김민석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최원준은 이 장면을 마운드에서 송구를 피한 채 허리를 굽히며 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웃카운트가 올라가자 이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과거 두산의 탄탄한 내야 수비를 연상케 하는 환상 수비였다. 이들은 공격에서도 펄펄 날았다. 박준순은 4타수 2안타 1득점, 김민석은 대타로 교체되기 전까지 2타수 1안타 1득점을 각각 기록하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두산 베어스 김민석.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 베어스 박준순(가운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사령탑 역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5일 경기에 앞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젊은 선수들을 보는 맛이 좀 있는 것 같다"고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조 대행은 "우리 선수들이 오늘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내일이 진짜 기대된다는 느낌도 있다"면서 "물론 저한테도, 팀도 1승이 너무나 소중하고 간절하다. 그 1승도 정말 중요한데, 그러면서 어떻게 해서든 '팀'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주전 선수를 중심으로 최대한 라인업을 짜임새 있게 갖추면서, 센터 라인도 탄탄하게 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박준순에 대해 조 대행은 "이야기도 듣고, 영상도 보면서 캠프 때 방망이 소질도 있다고 봤지만, 사실 저는 수비 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놀라고 있다. 특히 3루는 본인의 주 포지션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고 솔직히 많이 놀라고 있다. 소위 우리들끼리 하는 이야기로 그냥 예뻐죽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원준 역시 마찬가지. 승리 투수가 된 후 만난 최원준은 6회 이들의 수비 장면에 대해 "어린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 뒤에서 응원도 많이 해줬는데, 좋은 수비까지 펼쳐줘서 이렇게 시즌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늘 친구들한테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공을 돌렸다.
조 대행은 "젊은 선수들이 그 역할을 지금 정말 잘해주고 있다. 여기에 우리 주축이 되고 있는 형들이 조금만 더 힘을 보태주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선전을 다짐했다.
두산 베어스 박준순(왼쪽)과 최원준.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조성환 두산 베어스 감독대행.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