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뷔시·라벨 … 7월, 프랑스 음악에 물들다

5 days ago 4

드뷔시·라벨 … 7월, 프랑스 음악에 물들다

입력 : 2026.06.25 17:26

대학로서 '줄라이 페스티벌'
20세기 佛 작곡가 작품 연주
객석 대신 마룻바닥서 감상
악기 미세한 진동까지 생생
무대와 객석의 경계 허물어

강선애 더하우스콘서트 대표(오른쪽)와 박강현 지휘자가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제14회 줄라이 페스티벌 개최를 앞둔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승환 기자

강선애 더하우스콘서트 대표(오른쪽)와 박강현 지휘자가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제14회 줄라이 페스티벌 개최를 앞둔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승환 기자

한 달 동안 하나의 음악 세계를 깊이 들여다보는 여름 음악축제 '줄라이 페스티벌'이 올해는 프랑스로 향한다. 다음달 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 3층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의 주제는 '프랑스의 빛'. 드뷔시와 라벨, 올리비에 메시앙, 프랑시스 풀랑크, 다리우스 미요 등 20세기 프랑스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세계를 한 달 동안 집중 조명한다.

7월 1일 열리는 오프닝 공연은 드뷔시 '작은 모음곡'으로 시작해 라벨의 '파반느'와 '어미 거위'로 이어진다. 이후 한 달 동안 루이 뒤레 등 '프랑스 6인조'로 불리는 작곡가들과 에리크 사티의 음악 세계를 탐색하는 '레 식스' 시리즈, 장 프랑세의 작품과 프랑스 특유의 유머를 다루는 '프랑세', 메시앙의 음악 언어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메시앙' 시리즈, 연주와 해설이 결합된 렉처 프로그램, 특정 연주자를 집중 소개하는 '아티스트 인 포커스' 등이 이어진다. 31일에는 드뷔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2번', 라벨 '쿠프랭의 무덤'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더하우스콘서트의 강선애 대표는 줄라이 페스티벌을 '프리즘'에 비유했다. 그는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여러 색으로 나뉘듯, 프랑스 음악이라는 하나의 이름 안에서도 작곡가마다 전혀 다른 개성과 색깔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드뷔시와 라벨이 남긴 섬세한 색채, 프랑스 6인조의 재기, 메시앙의 영적인 울림까지 한 달 동안 차례로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줄라이 페스티벌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레퍼토리만이 아니다. 공연을 만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관객은 콘서트홀의 객석 대신 마룻바닥에 앉아 연주자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음악을 듣는다. 숨소리와 활의 움직임, 악기가 울릴 때 생기는 미세한 진동까지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강 대표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음악이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순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더하우스콘서트는 2002년 7월 서울 연희동 음악가 박창수의 자택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에서 출발했다.

강 대표는 "처음에는 집에서 친구가 연습하는 첼로 소리를 듣다가 악기의 진동이 몸으로 전해지는 경험을 한 게 하우스콘서트의 출발점이었다"며 "좋은 음악을 가장 생생한 방식으로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올해 축제의 첫 문은 지휘자 박강현이 연다. 박 지휘자는 프랑스 음악의 매력을 "주류에 대한 조용한 반항"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악보를 분석해 보면 당시의 전통적인 음계와 화성을 비틀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요소가 많다"며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신비로운 감각이 프랑스 음악만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닝 공연의 첫 곡인 드뷔시의 '작은 모음곡'에 대해서는 "옛 형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음악 세계를 열어가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프랑스 음악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지휘자는 줄라이 페스티벌의 가장 큰 매력으로 관객과 연주자가 직접 주고받는 에너지를 꼽았다. 그는 "예술의전당보다 더 떨리는 무대가 더하우스콘서트"라며 "관객과 연주자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기 때문에 음악을 통해 에너지를 주고받는 경험이 훨씬 강렬하다"고 했다.

[김대은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