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격렬해진 ‘수도 때리기’… 비축분 미사일-드론 400여대 동원

2 hours ago 3

러의 키이우 공격에 우크라도 맞불
해임된 우크라 前국방 복귀 거부로
젤렌스키 비판 여론도 커져 위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20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 해임을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묵념하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20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 해임을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묵념하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방 수도를 향해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과 갈등 끝에 해임된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 복귀를 거부하는 등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 리더십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 우크라-러시아, 양측 수도 겨냥해 집중 공격

20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400대가 넘는 드론을 발사했다. 공습으로 인해 모스크바주 물류 시설과 유류 저장 시설이 파괴되고,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불법으로 운영되는 선박 집단) 소속 선박 2척과 화물선 4척이 공격받았다고 우크라이나군이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드론 대부분을 수도 외곽에서 격추했으며, 공습으로 1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직후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X를 통해 “러시아군은 밤새 각종 미사일 40여 발과 드론 120대를 발사했다. 이번 탄도미사일 공습은 전쟁 발발 후 거의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습으로 키이우에서만 8명이 숨졌고, 우크라이나 동남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선 13명이 다쳤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달 들어 러시아가 탄도미사일 비축분까지 끌어쓰면서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군 지휘부의 내홍이 국민적 반발로 확산돼 흔들리고 있다. 20일 우크라이나 의회는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 후임으로 예우헤니 흐마라 국가보안국(SBU) 국장 권한대행을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페도로우 전 장관을 해임한 지 닷새 만이다. 흐마라 국방장관 권한대행은 지난해 러시아 공군기지를 타격한 ‘거미줄(Operation Spiderweb) 작전’의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올 초 최연소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에 오른 뒤 드론 전력을 강화해 전선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군 내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입찰제 개선 등 개혁 과정에서 기존 군 지도부와 갈등을 빚었다. 최근 드론전 성과가 부각되면서 페도로우에 대한 대중적 인기가 높아지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견제 차원에서 그를 해임했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우크라 ‘드론전’ 주도 국방장관 해임 반발 시위 이어져

페도로우 해임은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선 페도로우 전 장관의 복귀를 촉구하는 대규모 반발 시위가 수일째 이어졌다. 파블로 옐리자로우 공군 부사령관은 그의 해임에 항의하는 뜻으로 사임하면서 “이번 경질은 우크라이나 국방에 엄청난 해악”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반발 여론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페도로우 전 장관과 대립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을 경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거취는 이미 결정됐다. 남은 건 누가 후임이 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군 지휘부 갈등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으며 “전문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상황을 해결 중”이라는 입장을 냈다. AP통신은 “이번 사태는 군 지휘부를 동요시키고 대중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젤렌스키의 정치 리더십을 시험대에 올려놨다”고 진단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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