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트럼프발 ‘관세 전쟁’ 여파로 지난 4월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겪었지만, 5월에는 코스피가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락가락’한 관세에 시장이 적응하면서 투자심리가 조금씩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이 탄탄한 업종 회복 속도가 빠를 것이라며 반도체·조선 등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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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4월 코스피는 3.04% 오른 2556.61로 마쳤다. 코스닥은 6.60% 상승했다. 트럼프발 관세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3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다. 2500선이었던 코스피는 지난달 9일 2200선까지 내려앉았다가 관세 완화 기대감에 ‘V’자 반등을 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했다.
외국인 이탈도 이어졌다. 4월 한 달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9조 5657억원어치 팔았고, 코스닥에서는 8734억원 순매도했다. 월별 기준 9개월 연속 순매도다. 트럼프발 관세 우려에 투자심리가 짓눌리면서 3월 31일 공매도가 재개됐음에도 외국인이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수급이 비어 있는 가운데 주도주 부재 속 정치 테마주가 시장을 주름잡았다. 지난달 국내 증시 전체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테마주로 엮인 상지건설(042940)로 약 811% 상승했다. 2위 역시 이 후보와 엮인 포바이포(389140)로 한달 간 약 244% 급등했다.
다만 5월에는 어지러웠던 4월과는 다른 시장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트럼프 관세 리스크와 정책 불확실성이 4월에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300선이 경기 불확실성의 극한을 반영한 바닥”이라며 “현 지수 레벨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지점에서 하방이 막혔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현 주가 수준에선 여전히 매도보단 보유, 관망보단 매수가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관세에서 야기된 불확실성은 5월에도 상존하겠지만 협상에서 보복으로 급격하게 분위기가 전환되진 않을 것”이라며 “5월은 협상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여나갈 시기”라고 내다봤다.
특히 코스피가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낙폭을 확대했던 대형주나 추세적 실적 성장주, 낙폭 과대 실적주,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주 등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조선, 방산, 기계 업종은 올해 순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등 실적 모멘텀이 강하다”며 “만약 트럼프 관세정책이 기존보다 유화적으로 바뀐다면 상승 동력도 기존보다 강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극단적으로 악화했던 투자환경이 풀리는 상황에서 이익 전망과 정책 수혜 여부에 따라 주가 향방도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