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지수’ 창안… 에스티로더 9000배 키워

10 hours ago 3

레너드 로더 명예회장 별세
인수합병 통해 매출 10조 성장 주도
알츠하이머 재단 설립 등 자선활동

레너드 로더 에스티로더 명예회장(사진)이 15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2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로더는 이날 성명을 내고 로더 명예회장이 전날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에스티로더는 성명을 통해 “로더 회장은 진정한 비전을 가진 두려움을 모르는 리더였으며,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친구였다”고 추모했다.

1946년 로더 회장의 부모인 에스티와 조지프는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에스티로더를 설립했다. 1958년 회사에 합류한 그는 맥 코스메틱스, 톰 포드 뷰티, 보비 브라운, 조 말론 런던, 라 메르 등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회사를 크게 성장시켰다. 합류 당시 약 80만 달러 수준이었던 에스티로더의 연 매출은 2009년 그가 은퇴할 시점에는 73억 달러(약 10조 원)에 달했다.

그는 ‘립스틱 지수’로 불리는 개념을 창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립스틱 구매가 경기와 반비례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경기가 불황일 땐 고가의 물품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치품, 특히 립스틱 같은 화장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는 경향을 발견한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생한 2001년 가을, 미국 내 립스틱 판매는 11% 증가했고, 그보다 앞선 대공황 때는 화장품 전체 판매가 25% 늘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머니가 앓았던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는 등 광범위한 자선 활동을 벌였다. 또 그의 첫 번째 아내 에블린(2011년 별세)은 유방암 퇴치 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로더 회장은 2023년 3월 기준 272억 달러(약 36조 원)의 순자산을 보유해 뉴욕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하나로 꼽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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