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이 떠 있는 것 같아요”...반년간의 실종, 유족들은 장례도 못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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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이 떠 있는 것 같아요”...반년간의 실종, 유족들은 장례도 못 치렀다

업데이트 : 2026.07.02 11:20 닫기

경찰. [연합뉴스]

경찰. [연합뉴스]

“마네킹이 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1일 오후 4시 49분께 경기 양평군 양서면 남한강을 지나던 한 운전자의 신고 전화 한 통은 반년 가까이 이어진 실종 사건의 끝을 알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용담대교 7번과 8번 교각 사이에서 시신 1구를 발견해 인양했다. 경찰이 신원을 확인한 결과, 시신은 올해 1월 서울 성북구 자택에서 살해된 뒤 남한강에 유기된 30대 남성 이모씨로 확인됐다.

차가운 강물 속에서 발견된 이씨는 올해 초 세상을 떠났지만, 유족들은 그동안 장례조차 치르지 못했다.

사건은 지난 1월 14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와 함께 살던 성모씨(34)는 생활 방식과 금전 문제 등으로 다투던 중 격분해 이씨를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범행 직후 성씨는 자택 지하주차장에서 렌터카 뒷좌석으로 시신을 옮긴 뒤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인근 남한강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약 2년 전부터 오토바이 배달대행 일을 함께하며 알게 된 사이였다.

이씨의 흔적이 사라진 뒤에도 주변 사람들은 한동안 범행을 눈치채지 못했다. 성씨가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마치 이씨가 살아 있는 것처럼 피해자 어머니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지인들과 메신저 대화를 나누는 등 범행을 숨기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락이 계속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가 결정적이었다. 경찰은 지난 1월 21일 수사에 착수했고, 곧 동거인인 성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긴급 체포했다. 성씨는 경찰 조사에서 “홧김에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씨는 이후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고의로 친구를 잘못되게 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공판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성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전자장치 부착 20년과 보호관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등도 함께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당시 검찰은 성씨가 범행 후 피해자인 척 피해자 어머니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내용을 제시하며 “피고인의 죄질과 유족의 아픔, 피해자의 억울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최후진술에서 성씨는 “피해자와 피해자를 사랑했던 가족에게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한다.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반면 피해자의 친형은 법정에서 “피고인은 구치소에서 형량을 저울질하고 있다”며 “동생의 시신을 찾지 못해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고 있다. 가장 무거운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사건 발생 약 6개월 만인 지난 1일, 남한강 한복판에서 발견된 시신은 오랜 기다림 끝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성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23일 오전 서울북부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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