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에 빠진 닭? MZ 사로잡은 이색 삼계탕

6 days ago 11

영양 보충 대신 ‘미식 기념일’
트러플-바질 삼계탕 등 인기

일 년 중 가장 더운 시기,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기력을 충전하던 ‘복달임’ 풍경이 달라졌다. 365일 산해진미가 넘쳐나는 요즘, 복날은 더 이상 생존을 위해 보양식을 챙겨 먹는 날이 아니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20, 30대 세대는 복날을 밸런타인데이나 핼러윈처럼 재미있고 맛있게 즐기는 ‘미식 기념일’처럼 소비한다”라고 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MZ 세대도 복날에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보내려는 경향은 있다. 다만 치킨, 베이징 오리, 염소탕, 야키토리, 간편식 등으로 즐기는 범위가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존 보양식이 트렌드를 덧입고 새로운 메뉴로 거듭나는 경우가 많다.

마라 삼계탕

마라 삼계탕
복날 대표 음식인 삼계탕은 이색 식재료와 조리법으로 개성을 더하는 중이다. 마라 삼계탕이 대표적이다. 삼계탕 전문 식당과 마라탕 식당은 물론 중국집에서도 ‘삼계 짬뽕’ 같은 계절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진채훈 지호한방삼계탕 양재역점 과장은 “기존 삼계탕 국물에 얼얼한 마라 향을 더해 계절 메뉴로 ‘마라 삼계탕’을 출시했다. 20, 30대 여성들에게 반응이 좋다”라고 했다.

바질 삼계탕

바질 삼계탕
이국적 풍미를 더한 삼계탕도 있다. 서울 강남구 ‘삼계옥’의 바질 삼계탕은 바질 페스토를 삼계탕에 듬뿍 넣은 메뉴로, 이탈리아 요리를 하던 셰프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식당의 ‘트러플 삼계탕’은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이밖에 ‘쑥 삼계탕’ ‘흑임자 삼계탕’, 흰목이버섯을 산더미처럼 쌓아 올린 ‘눈꽃 삼계탕’ 등도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퓨전굽는삼계탕

퓨전굽는삼계탕
조리법의 상식을 깬 삼계탕도 있다. 경기 시흥시 ‘퓨전굽는삼계탕’은 닭을 물 밖으로 꺼냈다. 닭을 노릇하게 구워 기름기를 뺀 뒤, 뜨겁게 달궈진 돌판 위에 올리고 전복, 은이버섯, 진한 육수를 부어 자작하게 끓여낸다. 임희국 사장은 “닭고기는 고온에 끓일수록 내부의 육즙과 핵심 감칠맛이 국물 속으로 빠져나간다. 본연의 쫄깃한 식감과 풍미를 지켜 내기 위해 닭을 물 밖으로 꺼내 불판 위로 올렸다”고 했다.

삼계바람떡

삼계바람떡
영양을 가미하거나 닭 모양을 본뜬 디저트로 복날을 기념하는 문화도 보편화됐다. 병아리 모양 화과자나 빵을 비롯해 ‘홍삼 양갱’, ‘인삼 빙수’, ‘닭 다리 아이스크림’ 등이 대표적이다. 조윤호 떡카페 미벗 대표는 “지난해 초·중복을 겨냥해 삼계탕 모양의 제품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며 “올해엔 매운맛 트렌드를 반영해 불닭바람떡을 준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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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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