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갑자기 확 빠지면
담석 유발하고 췌관 막아
투약 3개월내 집중 발생
윗배에 통증 느껴진다면
급성 췌장염 의심해봐야
최근 체중 감량과 혈당 관리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주사제가 대중화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 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발생 빈도는 드물지만 한번 나타나면 치명적일 수 있는 급성 췌장염의 전조 증상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6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최신 대규모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GLP-1 주사제 사용군의 췌장염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발생 시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이상 사례 보고 데이터를 분석한 약물감시 연구에 따르면 관련 보고의 약 30%가 투약 첫 한달 이내에 발생했다. 절반가량은 3개월 이내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투약 초기에 특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비만 치료제를 투약하면 초기에 가벼운 메스꺼움이나 소화불량을 겪는 경우가 흔해 복부 불편감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명치 끝이나 왼쪽 윗배를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즉시 급성 췌장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왜 GLP-1 주사제 투약 중 췌장염이 발생하는 것일까. 최신 연구들은 약물 자체의 직접적인 췌장 손상보다는 급격한 체중 감소 그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일주일에 1.5kg 이상 체중이 빠르게 빠지면 간에서 콜레스테롤 분비가 늘어난다. 동시에 식사량이 급감하면서 담즙 분비와 담낭 운동은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GLP-1 주사제가 담도 운동을 추가로 둔화시키면서 담즙 찌꺼기(슬러지)와 담석이 만들어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담석이 췌관을 막으면 결국 급성 췌장염으로 이어지는 기전이다.
이시영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염은 똑바로 누웠을 때 배가 팽팽해지며 통증이 악화하고 반대로 몸을 앞으로 웅크릴 때 통증이 완화되는 특이한 양상을 보인다”며 “통증이 배에만 머물지 않고 옆구리나 등으로 뻗어 나가는 방사통이 동반되거나 열과 심한 구토가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성 췌장염은 초기에 발견해 금식과 수액 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췌장 세포가 죽어가는 괴사성 췌장염이나 다발성 장기부전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번질 수 있다. 아울러 만성 췌장염이나 당뇨병 같은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대처가 필수적이다.
다만 췌장염 공포 때문에 필요한 치료를 무조건 기피할 필요는 없다. 최신 연구를 종합하면 GLP-1 주사제가 약물군 전체로서 췌장염 위험을 뚜렷이 높인다는 근거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 161명을 추적한 연구에서도 투약 후 재발률은 10% 수준으로 일반적인 재발률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재발 원인의 절반 이상도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음주 등 약물 외적 요인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췌장염 이력만으로 치료적 혜택을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투약 전 고중성지방혈증·담낭 질환·과음·흡연 등 개인별 위험 인자를 미리 점검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급성 췌장염은 초기에 발견해 금식과 수액 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방치할 경우 췌장 세포가 죽어가는 괴사성 췌장염이나 다발성 장기부전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또 만성 췌장염이나 당뇨병 같은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약 중 1주당 1.5kg 이상의 급격한 감량, 지속적인 식욕 부진, 회백색 변, 오른쪽 윗배 팽만감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체중이 너무 빨리 빠질 때는 약물 용량을 낮추고 소량이라도 적절한 지방이 포함된 식사를 규칙적으로 유지해 담즙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예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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