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정보력이 관건” 자본시장 왕좌의 게임…CIO 연임·교체 희비

3 days ago 8

수백, 수천조 운용 방향 총괄하는 자본시장 왕좌 CIO
국민연금 서원주·행정공제회 허장 연임 성공
임기만료에 물러나는 공무원연금 백주현
비는 자리들 두고 치열한 경쟁 예상...“정보력이 관건”

  • 등록 2025-04-30 오후 6:57:34

    수정 2025-04-30 오후 6:57:34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국내 자본시장의 큰손인 주요 기관투자가 자금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임기 만료 전후로 연임에 성공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자리를 내려놓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연초 이후 국민연금과 행정공제회 CIO가 연임에 성공한 반면, 공무원연금 CIO직은 공석이 예정됐다.

자본시장 왕좌 희비교체, 국민연금·행정공제회 연임...공무원연금 차기 CIO 선발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내달 12일까지 신임자금운용단장(CIO) 지원자의 원서를 받을 예정이다. 현 CIO인 백주현 자금운용단장이 오는 7월3일 임기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서다. 백 단장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공무원연금 자금운용을 총괄해왔다. 임기 중인 지난 2023년 중장기 투자자산 운용수익률 11.5%를 기록, 공무원연금 18년래 최고 성과를 내면서 지난해 초 1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한 차례 더 연장은 내부 사정으로 무산된 모양새다. 백 단장의 후임은 지원자 중 오는 6월 중 면접을 거쳐 선발할 예정이다.

공무원연금 측은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며 “투자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새 CIO를 채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공석이 된 CIO 자리에 우수한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무원연금 CIO직 처우가 열악해 사실상 명예직에 가깝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다른 연기금도 문제지만, 특히 공무원연금 CIO는 여러 기관 대비 처우가 좋지 않은 편이라 자본시장에서 명예직이라는 인상이 강하다”며 “우수한 인재를 뽑으려면 처우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공무원연금 외에 CIO 거취 문제를 두고 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던 국민연금과 행정공제회는 투자책임자 연임이 확정됐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 2월 사실상 연임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서 CIO는 올해 12월26일까지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서 CIO는 임기 연장이 공식화되자 즉시 남은 1년 동안 원하는 투자 건들에 대한 의사를 관철 시키기 위해 의견 충돌이 있던 주요 실장들의 보직을 대거 교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공제회도 최근 허장 사업이사(CIO)의 3년 연임이 확정됐다. 지난 22일 열린 행정공제회 대의원회에서 50표 중 45표를 얻으며 연임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29일 허 CIO의 연임을 승인하면서 연임이 공식화됐다. 허 CIO의 임기는 이달 30일부터 오는 2028년 4월29일까지다. 지난 2024년 5.2%, 지난해 9.1% 등 허 CIO 임기 내 행정공제회가 지속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내온 점이 내부 구성원들의 표심을 쓸어가는 데 한 몫했다는 평가다.

(사진=픽사베이)

하반기 비는 왕좌는 어디인가...“정보력이 관건”

하반기 중에도 주요 연기금 공제회 및 투자기관들의 CIO 임기만료가 도래할 전망이다. 운용 고위 책임자 자리가 자본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영향력 있는 직인 만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1년 연임이 확정된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12월이 임기 만료이기에 하반기 들어 곧 새 CIO 선임 작업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통하는 국민연금 CIO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상당할 것이란 평가다.

한국투자공사(KIC)의 경우 오는 8월 이훈 현 CIO의 임기가 만료돼 선임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 2024년 대체투자 전문가를 CIO로 영입한 사학연금은 시장에서 임기 연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전범식 CIO가 투자 업계를 두루 거친 데다 사학연금 출신이라는 점에서 내부 이해도가 높은 점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경우 시장 일각에 올해 연말 무렵 임기 만료로 알려졌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지난해 초 CIO로 선임된 이상민 자산운용본부장은 내부출신 인사로, 외부에서 선발시 적용되는 계약 연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CIO는 두산중공업, 한국인프라금융자문 민자투자사업팀장, 국민연금 등을 거치며 대체투자를 포함해 다양한 부문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다. 지난 2011년부터 건설근로자공제회 근무를 시작해 증권운용팀장, 리스크관리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을 두루 거치고 CIO로 승진했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CIO자리를 얻느냐 못 얻느냐는 투자 경력도 중요하겠지만 그 기관의 기투자 자산군, 성향에 대해서 얼마나 이해하는지에 달렸다”며 “내부 분위기에 대한 정보력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