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설과 폭포가 어우러진 스위스 라우터브루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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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의 여행블루스] 괴테와 멘델스존이 사랑한 보석 같은 풍경 초록빛 들판 너머로 거대한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스위스 라우터브루넨. GETTYIMAGES 기차가 계곡 안으로 들어서자 창밖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초록빛 들판 너머로 거대한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곳곳에서 폭포가 하늘에서 떨어지듯 흘러내린다. 멀리 협곡 끝에는 만년설을 머리에 인 알프스 봉우리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마치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풍경이다. 스위스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은 처음 마주하는 순간부터 여행자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많은 사람이 라우터브루넨을 융프라우 여행의 관문 정도로 생각한다. 실제로 인터라켄에서 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이 마을은 융프라우요흐와 벵엔, 뮈렌 등 알프스 명소로 향하는 출발점 구실을 한다. 하지만 라우터브루넨의 진짜 매력은 목적지로 가는 길목이 아니라 마을 자체에 있다. 300m 높이서 떨어지는 폭포수 장관베른주의 고원지대를 뜻하는 베르너 오버란트(Berner Oberland) 지역에 자리한 이 작은 마을은 길이 약 15㎞에 이르는 거대한 U자형 협곡 초입에 위치해 있다. 이 협곡은 수만 년 전 알프스를 뒤덮었던 거대한 빙하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빙하는 천천히 이동하며 산을 깎아내고 암석을 밀어내면서 깊고 넓은 골짜기를 남겼다. 그 결과 지금의 라우터브루넨 계곡이 탄생했다. 해발 800~900m 높이에 형성된 협곡 양옆으로는 300~500m에 이르는 절벽이 이어지고, 그 너머로는 알프스 설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절벽과 폭포, 초원과 설산이 한 장면 안에 담긴 풍경은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만나기 어렵다. 빙하가 만든 이 협곡에는 폭포가 유난히 많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만 72개에 이른다. 라우터브루넨이라는 이름 역시 독일어로 ‘많은 샘’ 또는 ‘울려 퍼지는 물소리’를 뜻한다. 이름부터가 폭포 마을인 셈이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슈타우바흐 폭포다. 마을 뒤편 절벽에서 약 300m 높이로 떨어지는 이 폭포는 유럽에서도 가장 높은 자유 낙하 폭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폭포 물줄기는 바람을 만나면 안개처럼 흩어지고, 햇빛을 받으면 은빛 실크 천처럼 반짝인다. 폭포가 만들어내는 풍경은 수많은 예술가의 마음을 움직였다. 독일 문호 괴테(1749~1832)는 이 폭포를 본 뒤 영감을 받아 시 ‘물 위의 영혼의 노래’를 남겼고, 작곡가 멘델스존(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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