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아이스크림도 만들수 있다”…亞 국가중 韓에 먼저 온 美CEO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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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매운맛 아이스크림도 만들수 있다”…亞 국가중 韓에 먼저 온 美CEO [인터뷰]

업데이트 : 2026.07.03 18:55 닫기

마케팅보다 경쟁력…벤 CEO 인터뷰
트럭 한대로 시작한 밴루엔
美서 스쿱숍 100호점 돌파
韓 소비자들, 미식수준 높아

벤 밴루엔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밴루엔 제공]

벤 밴루엔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밴루엔 제공]

“우리는 한국의 매운맛 아이스크림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건 재미가 아니라 맛입니다.”

3일 서울 서초구 투썸플레이스에서 만난 벤 밴루엔(Van Leeuwen)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서도 불닭 같은 K-푸드를 접목한 아이스크림을 선보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소를 지은 뒤 이같이 답했다.

최근 아시아 첫 진출국으로 한국을 선택한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밴루엔은 ‘맥앤치즈맛’, ‘피자맛’, ‘선크림맛’ 등 기존 아이스크림의 상식을 깨는 플레이버로 유명하다. 겉보기엔 화제성을 노린 브랜드 같지만, 정작 벤 CEO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강조한 단어는 재미가 아니라 ‘맛’이었다.

그는 “맥앤치즈 아이스크림도 단순히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 아니다”라며 “이탈리아산 최고급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사용해 정말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닭맛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한 통을 다 먹고 싶을 만큼 맛있어야 한다”며 “바이럴을 위한 제품은 만들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철학은 밴루엔이 지금의 브랜드로 성장한 과정에서도 그대로 녹아있다.

밴루엔은 2008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벤 밴루엔과 그의 형 피트 밴루엔, 로라 오닐이 아이스크림 트럭 한 대로 시작한 브랜드다. 당시 창업 자금은 6만달러에 불과했다. 세 사람은 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에서 직접 레시피를 개발하고 중고 트럭을 개조해 영업을 시작했다. 외부 투자 없이 사업을 키운 밴루엔은 현재 미국 전역에서 100개가 넘는 스쿱숍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50개주 1만여개 유통채널에서도 제품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성장했다.

밴루엔 국내 1호점 강남역점. [밴루엔 제공]

밴루엔 국내 1호점 강남역점. [밴루엔 제공]

브랜드 성장을 이끈 것은 화려한 마케팅보다 제품 경쟁력이었다.

프렌치 스타일 레시피를 바탕으로 인공 안정제나 향료 대신 원재료 자체의 맛을 살리는 데 집중했고, 시칠리아산 피스타치오, 오리건산 딸기, 호주산 땅콩, 직접 로스팅한 헤이즐넛 등 재료의 산지까지 전면에 내세웠다. 클래식한 바닐라빈과 허니콤, 얼그레이, 브라운슈가 쿠키도우 브라우니 같은 시그니처 메뉴는 물론, 맥앤치즈 같은 이색 플레이버까지도 모두 “맛있기 때문에 만드는 메뉴”라는 것이 밴루엔의 설명이다.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답게 벤 CEO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한 메뉴는 가장 클래식한 ‘바닐라빈맛’이었다.

그는 “세계에서 바닐라가 가장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우리는 여러 종류의 바닐라를 블렌딩해 훨씬 복합적인 풍미를 만든다. 한국 소비자들도 먼저 바닐라를 경험한 뒤 다른 플레이버를 맛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벤 CEO는 이러한 브랜드 철학이 한국을 아시아 첫 진출국으로 선택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미식 수준이 높고 품질을 알아보는 시장”이라며 “한국은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브랜드 철학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가장 잘 맞는 시장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욕의 최고 레스토랑들을 가보면 한국에서 훈련받은 셰프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며 “한국은 음식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나라이고, 그런 시장이라면 우리가 재료와 품질에 쏟는 노력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오닐 밴루엔 공동 창업자. [밴루엔 제공]

오닐 밴루엔 공동 창업자. [밴루엔 제공]

한국 사업 파트너로 투썸플레이스를 선택한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그는 “슈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품질 기준이 높은 파트너가 필요했다”며 “투썸플레이스는 운영 역량뿐 아니라 프리미엄 디저트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의 마케팅에도 기대감이 쏠린다. 밴루엔은 미국에서 NBA 스타 지미 버틀러와 팝스타 사브리나 카펜터, 카일리 제너, 헬로키티 등 셀러브리티와 글로벌 지식재산(IP)를 활용한 협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키워왔다. 단순한 모델 기용이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한정 플레이버와 제품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벤 CEO는 “한국에서도 그런 기회가 있다면 충분히 협업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우리는 돈을 주고 셀러브리티를 섭외하는 브랜드는 아니다. 우리 브랜드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협업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 확대 역시 속도보다 브랜드 경험을 우선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모든 한국인이 언젠가는 밴루엔 아이스크림을 한 번쯤 먹어보는 것이 목표”라며 “매장을 빠르게 늘리기보다 어디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지 충분히 고민하며 천천히, 그러나 견고하게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9월 한국 소비자를 위한 로컬 플레이버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밴루엔은 강남역점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이달 중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신논현역점도 잇달아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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