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려’ 달라는 펜션… 애니메이션 같은 섬… 고흥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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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거금도 연홍도 나로도 귀향한 문화 게릴라 부부 독채 펜션 손님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 권해 눈부시고 가슴 시린 연홍도 풍경 눕혀 놓은 우주발사체에 마음 압도 전남 고흥군 거금도 독채 펜션 ‘고흥의 하루’ 모습. 옥상에 객실이 있다. 새벽 파도 소리에 잠이 깼다. 정말 ‘철썩, 철∼썩, 처∼얼썩’ 한다. 숙소 ‘고흥의 하루’ 펜션에서 바다까지는 약 50m. “파도가 잔잔한 날이 거의 없다”던 주인장 부부 말이 틀리지 않는다. 남해를 끌어안은 작은 만. 전남 고흥군 금장길 81번지. 거금도 남쪽 금산리 해안 마을이다. 슬리퍼를 꿰신고 터벅터벅 바닷가를 걷는다. 모래밭은 크고 작은 몽돌들이 절반이다. 발밑이 뽀득뽀득한 까닭이다. 바다로 튀어나온 왼편 언덕 뒤 바다에서 해는 이미 떴다. 넓게 낀 구름 틈으로 진한 오렌지빛이 새 나온다. 물이 점점 차 들어온다.>> 벽화는 퇴색해도 괜찮아… 연홍도3면이 격자 틀로 짠 유리로 된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식탁은 두 개. 한쪽 테이블엔 간밤에 누가 읽었는지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와 김승옥 ‘무진기행’이 놓여 있다. 메뉴는 무화과 식빵 토스트, 잼과 크림치즈, 복숭아와 토마토, 견과를 듬뿍 갈아 넣은 요구르트, 그리고 앙증맞은 사기 에그 스탠드에 든 삶은 달걀. 소금을 톡톡 뿌려 스푼으로 떠먹는다. 첫 경험이다.고흥의 하루에서 기숙하는 10여 마리 고양이 중 ‘귀남이’일 것이다. 마당에서 빤히 쳐다보곤 유리문을 몇 번 긁는다. 살짝 문을 여니 들어와 햇볕 든 나무 바닥에 엎드려 눈을 감는다.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시고 길을 나선다.거금도 서쪽 신양선착장에서 배로 2분이 채 걸리지 않는 연홍도다. 연홍도는 하늘에서 보면 남북 방향으로 기역 자 모양인데, 신양선착장 경사로 끝에서 보면 쌍봉낙타 두 혹이 완만하게 퍼진 모양이다. 혹과 혹 사이로 보이는 저 거대한 절벽은 무엇일까.연홍도는 10년 전 고흥군에서 ‘지붕 없는 미술관’을 홍보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예술 섬을 표방할 때 골목골목에 벽화를 그려 넣어 이름을 알렸다. 지금은 여기저기 벽화 색이 많이 바랬다. 그러나 연홍도를 둘러싼 풍경이 벽화의 아쉬움을 머릿속에서 지운다. 거금도 신양선착장에서 바라본 연홍도. 섬 서쪽 해안 둘레길인 연홍바닷길에서 마주하는 약 3km 바다 너머 금당도 병풍바위가 그렇다. 완도군에 속하는 금당도 절경을 일컫는 ‘금당 8경’ 가운데 제1경으로 꼽힌다. 틈틈이 자란 나무들을 껴안은 30∼4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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