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레스 베일(왼쪽)은 최근 웨일스의 카디프시티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앞서 루카 모드리치는 스완지시티 지분을 매입했다. 사진출처|가레스 베일·루카 모드리치 페이스북
유럽 축구계에 ‘선수 출신 오너 시대’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가레스 베일(36)은 고향팀인 카디프시티(웨일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매체 타임즈에 따르면, 베일은 최근 약 4000만 파운드(약 740억 원) 규모의 정식 인수 제안을 통해, 리그1(3부리그)로 강등된 카디프시티 구단 매입에 나섰다. “고향팀을 다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이끌고 싶다”는 것이 베일의 바람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시절 동료인 루카 모드리치(40) 역시 최근 웨일스의 또 다른 팀 스완지시티에 투자하며, 두 축구 전설이 은퇴 후에도 또 다른 방식으로 맞붙게 됐다는 점이다. 지난달 모드리치는 스완지시티를 약 100만 파운드(약 18억 5천만 원)에 매입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과 레알 마드리드의 상징이었던 그는 스완지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투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모드리치는 “지역 사회와 청소년 육성 철학이 인상 깊었다”며 “단순한 수익보다 축구의 뿌리를 지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함께 뛰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을 이끈 전설적인 윙어-미드필더 조합이었다. 그런 그들이 이제는 서로 다른 웨일스 클럽의 오너 또는 투자자로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축구계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은퇴 후 지도자, 방송 등 기존의 루트를 벗어나, 실질적인 구단 운영과 경영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라이언 레이놀즈와 롭 매컬헤니가 렉섬 AFC를 인수한 뒤 구단을 되살리며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이후, 선수 출신들의 행보도 더 과감해지고 있다. 베일과 모드리치의 선택은 향후 유럽 축구계에서 더 많은 전직 선수들의 도전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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