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 계좌 안봤는데 삼전 10% 뭐예요?”…마이크론 우려도 이긴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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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계좌 안봤는데 삼전 10% 뭐예요?”…마이크론 우려도 이긴 호재

입력 : 2026.06.24 18:32

美 마이크론 실적 경계감 속 재반등
코스피 변동성 지수 올들어 최고치
삼전, 90조 자사주 매입 기대에 급등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8,400선을 회복한 코스피, SK하이닉스 그리고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7.18포인트(3.26%) 오른 8,471.02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8,400선을 회복한 코스피, SK하이닉스 그리고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7.18포인트(3.26%) 오른 8,471.02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역대급으로 급락한 충격을 딛고 하루 만에 크게 반등했다. 다만 외국인 매도 공세가 이어지며 전날 낙폭을 모두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하는 심리와 다음달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이라는 우려가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반면 9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이 임박했다는 기대가 부각된 삼성전자는 10% 가까이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6% 오른 8471.0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4.56%까지 급등했지만 장중 급등락을 반복하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마이크론 실적과 국민연금 리밸런싱을 향한 경계감에다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초과세수 검토 발언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추격 매수보다 관망하고 나선 까닭이다. 장중 한때 1.5%대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은 하루 동안 냉온탕을 오갔다.

시장 변동성도 최고조에 달했다.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95.29까지 치솟으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한 달간 지수 변동성을 예측하는 지표로, 통상 50을 넘으면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해석된다. 최근 80선을 돌파한 뒤에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며 시장의 불안심리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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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성 자금 부담도 경계감을 키웠다. ‘구천피’까지 치솟았던 상승장에서 신용융자와 미수거래가 동시에 불어나며 급락장 반대매매 우려가 높아졌다. 코스콤에 따르면 결제일 기준 지난 23일 코스피 신용융자 잔액은 28조526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조6750억원 늘었다. 신용융자는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구조여서 주가가 급락하면 담보유지비율이 낮아지고 추가 담보를 채우지 못한 계좌는 반대매매 대상이 된다.

미수거래 부담도 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해 말 9602억원에서 매매일 기준 지난 23일 1조4792억원까지 늘었다. 미수거래는 결제일까지 부족한 매수대금을 넣지 못하면 다음 영업일에 강제 처분으로 이어지는 초단기 레버리지다. 실제 전날 급락장에서는 미수거래 반대매매가 424억원이나 발생했다. 강제매도 우려는 기존 투자자의 선제 매도와 신규 매수세 위축을 동시에 부르며 장 초반 수급을 짓누를 수 있다.

이날 반등의 중심에는 삼성전자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9.84% 오른 34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12% 넘게 급락한 데 따른 저가 매수세에 9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기대가 더해지며 투자가 몰렸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5.43% 치솟았다. 반면 SK하이닉스는 0.9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분할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 분기 성과급 충당금을 쌓는 흐름에 맞춰 자사주를 나눠 사들이는 방식이다. 내년 1월 한꺼번에 매입하면 시장 충격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매입 규모는 향후 3년간 약 90조원, 주식 수로는 2억9000만주에 달한다. 보통주 발행주식의 5%에 육박하며 지난 10년간 자사주 매입 총액 대비 약 3배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배경에는 노사 합의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임금협상에서 반도체(DS) 부문에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이를 자사주로 제공하기로 했다. 3년간 성과급 총액은 약 154조원, 세후 실지급액은 약 90조원 규모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도입한 성과조건부주식(PSU) 약정분도 더해진다. 현재 보유한 보상용 자사주가 약 8000만주, 금액으로 25조원 수준에 그쳐 부족분은 시장에서 새로 사들여야 한다.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수급과 보호예수 효과다. 성과급으로 지급되는 자사주는 3분의 1만 즉시 매도할 수 있고 나머지는 각각 1년과 2년간 매도가 제한된다. 대규모 매수 수요가 새로 발생하는 데다 지급 물량 상당 부분이 한시적으로 묶이면서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드는 구조다. 단기 수급상 삼성전자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세부 계획은 이르면 다음달 이사회를 거쳐 공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9% 상승한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267.18포인트(p)(3.26%) 상승한 8471.02, 코스닥은 전일 대비 17.79포인트(p)(2.00%) 상승한 909.31로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2.7원 오른 1541.8원에 오후 거래를 마쳤다. [뉴스1]

삼성전자가 9% 상승한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267.18포인트(p)(3.26%) 상승한 8471.02, 코스닥은 전일 대비 17.79포인트(p)(2.00%) 상승한 909.31로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2.7원 오른 1541.8원에 오후 거래를 마쳤다. [뉴스1]

시장의 시선은 25일(한국시간) 새벽 발표되는 마이크론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가늠하는 대표 기업이다. 이번 실적은 최근 반도체주 조정이 단순한 차익실현에 그칠지, 수급 변화의 신호로 번질지를 판단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분기에도 마이크론의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다만 최근 마이크론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며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시장 예상치를 얼마나 웃도는지와 차기 분기 가이던스 상향 여부가 관건이다.

전날 기관 매도 물량이 컸던 것도 반도체 대형주가 단기간 급등한 상황에서 일단 차익을 실현한 뒤 실적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실적이 좋게 나오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기대로 연결되며 반등폭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도 “7월부터 국민연금이 비중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지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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