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은 지난 21일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에서 “패권 충돌의 파고, 한국은 어떻게 넘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4회 도헌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제4회 도헌학술심포지엄은 세계 질서의 대전환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심포지엄은 개회 및 기조강연, 주제발제, 종합토론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윤희성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은 축사에서 “오늘 이 자리는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께서 민주주의와 사법, 경제, 과학기술, 그리고 외교라는 핵심 영역을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라며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함께하며 지혜를 모으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최양희 한림대 총장은 “오늘 도헌학술심포지엄이 한국의 정치, 국가운영체제, 경제환경, AI를 기초로 한 과학기술분야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호근 한림대 도헌학술원장의 개회사에 이어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했다.
정 총리는 “오늘날 대한민국은 단순한 경기 순환적 침체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전 영역에서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는 ‘복합위기(Polycrisis)’의 한복판에 서 있다”라며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시스템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승자독식 구조,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 내수 생태계의 붕괴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며 “모순의 최종 결과표가 바로 초저출산과 고령화 등 국가 소멸의 위기이다”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동반성장은 21세기를 관통하는 절대적인 시대정신”이며, “국민 모두가 대통합의 정신으로 이 시대정신을 공유할 때,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반전시킬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주제발제는 총 4인의 전문가가 맡았다. 첫 발제자인 윤국진 KAIST 인공지능(AI)대학 학장은 'AI혁명과 과학기술체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윤 학장은 “AI혁명은 단순한 기술혁신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배우고 연구하고 활용하는 체제 전체의 변화”라며 AI 시대의 과학기술체제를 “사람과 연구, 지식 생산의 방식을 함께 바꾸는 체제”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근 중앙대 석좌교수는 '한국 자본주의의 새 패러다임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동아시아 자본주의가 종언을 맞이하고 여러 유형의 자본주의가 혼재하는 “분기적 수렴 상태에 있다”며 “소유 생태계, 산업 생태계, 복지 생태계 면에서 최대한 국내 완결형 체제를 지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 번째 발제자인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주의와 사법개혁'을 주제로 나섰다. 차 교수는 “최근 대한민국에서는 민주주의와 사법개혁의 문제를 양자택일처럼 정치의 우위로 풀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며 “삼권분립을 평가절하하고, 선출된 권력의 우위를 주장하는 것은 올바른 사법개혁의 방향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국제질서의 대변혁과 한국의 외교'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윤 이사장은 “지금의 자유주의 국제질서 붕괴는 한국에 심각한 문제”라며 “글로벌 전방위 외교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외교 전략을 제시했다.
송호근 원장이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도 진행됐다. 토론에는 염재호 태재대 총장, 손현덕 매일경제 주필,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이사, 박준식 한림대 부총장이 참여했다. 기조강연과 주제발제에 대해 토론하고 패권 충돌기 한국의 과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다.
송 원장은 “미·중 패권 충돌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한국의 진로 모색이 중요해진 시기"라며 “이번 도헌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제안들이 국민 모두의 불안과 우려,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설계하는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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