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허가 임박, 코오롱 무릎관절염 치료제 '인보사',국내 '역차별' 논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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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6-18 오전 9:35:47

    수정 2025-06-18 오전 9:35:47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무릎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TG-C’ 개발사 코오롱티슈진(950160)이 미국 임상 3상 데이터를 오픈하기까지 1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TG-C 투약 완료 후 2년간 추적관찰 데이터를 쌓았고 내년 이맘때 이를 공개해 분석을 시작한다.

이는 공교롭게도 국내에서 동일한 의약품 ‘인보사’가 허가취소 통보를 받은지 만 6년을 맞이하는 시점과 겹친다. 미국에서는 2027년 1분기 신약 허가를 신청할 전망인데, 국내 환자들은 접근권한을 상실한 상태라 ‘역차별’ 논란이 일 가능성이 커보인다.

(사진=코오롱)

코오롱티슈진 TG-C 상업화 타임라인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그룹이 1999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설립한 신약개발사다. 코오롱(40.09%),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14.61%), 코오롱생명과학(9.41%), 코오롱글로텍(2.11%)이 주요 주주다. 유일한 파이프라인은 ‘TG-C’로, 코오롱티슈진이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한국 포함 총 47개국에서 TG-C 판권을 갖고 생산 및 마케팅을 책임지는 역할분담이다.

국내에서는 코오롱생명과학 주도하에 ‘인보사’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7년 식약처 품목허가를 취득했고 당해 판매를 시작했다. 뒤늦게 성분명 오기재 사실이 밝혀지며 언론의 포화를 맞았다. 2019년 3월 판매를 중단했고 같은 해 7월 품목허가를 취소 당했다. 당시 28호 국산신약의 위치였지만 시판 2년 만에 허가취소로 얼룩진 약이다.

지금이야 기사회생했지만, ‘인보사 사태’ 당시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코스닥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2019년 5월 28일부터 2022년 10월 25일까지 약 3년간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코오롱티슈진은 2019년 5월 임상 3상을 멈췄지만 이듬해 4월 임상 진행을 재개해도 된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통보를 받고 이후 2021년 12월 투약을 재개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코오롱티슈진의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검토 후 상장유지를 최종결정했다. 12일 기준 코스닥 시총 3조 2000억원 규모의 회사로 다시 섰다.

TG-C는 국내에서는 사장 됐지만 미국에서는 총 102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순항했다. 피험군을 절반으로 나누어 510명씩 두 개의 스터디로 진행했다. 첫번째 스터디는 2024년 3월, 두번째 스터디는 같은해 7월 각각 투약을 완료했다. 피험자들은 1회 투약 이후 2년 동안 11차례 병원에 방문해 MRI 촬영, 통증검사, 소변검사 등을 통해 임상 데이터를 쌓았고 이와 별개로 18차례 유선통화로 상태를 점검했다. 수집한 24개월치 임상데이터는 2026년 3월과 7월에 각각 오픈해서 데이터를 분석한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여유롭게 진행해도 2027년 1분기 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국내 판권 가진 코오롱생명과학

TG-C의 최대 장점은 무릎을 열지 않고 주사기 투약으로 치료한다는 점이다. 순수한 연골세포로 된 1액 75%와, TGF-β1을 발현하도록 형질 전환된 사람세포주(293세포)인 2액 25%를 섞어서 주사기로 관절강 내에 투약한다. 별도의 시술이나 입원은 하지 않는다. 30분에서 한시간 정도면 완료되며 환자가 바로 걸어서 병원을 나갈 수 있다.

투약 시 항염증 기능을 갖는 M2형 대식 세포가 나타나게 된다. 염증 수준이 낮아지면 자연히 통증이 개선되고, 연골 형성 관련 전사 인자의 발현이 증가해 연골 형성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약회수 1회, 무릎을 열지 않는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는 간절한 치료제다. 국내 메디포스트(078160)의 카티스템은 무릎을 열어 수술을 진행해야 하고, 바이오솔루션(086820)의 카티라이프는 환자 본인의 세포를 추출해 외부에서 배양한 다음 재투여하는 형태로 대량생산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 있다. 반면 TG-C는 맞춤형 생산절차 없이 타가세포를 활용한 대량생산을 통해 환자가 원하면 언제든 바로 주사를 맞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향후 코오롱티슈진이 TG-C의 미국 허가를 받게 될 경우, 국내에서는 재허가 추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판권을 가진 코오롱생명과학에서 추진해야 하는데,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와의 협의에 대해서 정해진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만일 재허가를 추진한다면 임상 1상부터 다시 해야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비용과 시간을 추가로 쏟아야 할지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과거 국내 시판 당시 3400명 이상의 환자에 투약했고, 이후로도 약 8년간 장기추적을 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추가 임상 없이 재허가가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추적관찰 결과 인보사 투약환자들에게서 특기할 만한 부작용 사례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때 오기재된 인보사 원액 2액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포가 조장됐지만, 지금껏 암에 걸린 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 측이 진행하는 미국 임상 3상 결과가 잘 나오기를 기대한다. 만일 상용화된다면 초반에는 론자의 싱가포르 공장에서 물량을 생산한다. 이후에는 코오롱(002020)바이오텍의 충주 공장에서 생산을 넘겨받을 수 있도록 공정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당사는) 국내 및 해외 판권을 가지고 있고 미국물량의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정도다. 국내 재허가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말할 내용이 없으며 현재로서는 백시니아 바이러스 항암제 ‘KLS-3021’과 신경병증 통증치료제 ‘KLS-2031’ 두 가지 파이프라인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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