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터진 뒤 S&P500지수는 45일간 약 7.8% 하락했다. 세계 경제를 흔들 것처럼 보였던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수는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고, 28일 만에 낙폭을 회복했다. 현재는 연중 최고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역사적 데이터도 증명이 됐다. 1950년 이후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군사 충돌이 발생할 때마다 미국 증시는 단기적으로 흔들렸지만 곧 반등했다. ‘미사일이 날아가면 주식을 사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쟁마다 반복된 V자 반등
RBC자산운용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주요 전쟁과 군사 행위 당시 S&P500지수 흐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수는 평균 13거래일 동안 6.0% 하락해 저점을 찍은 뒤 28거래일 만에 회복했다. 1950년 북한의 남침 당시 S&P500지수는 15거래일 동안 12.9% 하락했지만 56거래일 만에 낙폭을 만회했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는 6거래일간 6.3% 떨어진 뒤 13거래일 만에 회복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도 지수는 17거래일 동안 7.4% 하락했지만 27거래일 만에 원래 수준을 되찾았다. 지난해 미국과 이란 간 ‘12일 전쟁’ 때는 5거래일간 1.3% 하락한 뒤 7거래일 만에 회복했다.
전쟁 발발 직후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하락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이 충격을 소화하면 반등하는 흐름이 반복된 것이다. RBC자산운용은 “역사적으로 특정 분쟁의 지속 기간은 시장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전쟁이 반드시 증시에 부정적으로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은 여러 차례 전쟁을 겪으며 일종의 학습 효과를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전쟁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우지만, 동시에 정부 지출 확대와 정책 대응을 통해 경기 부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핵심 변수는 ‘기간’과 ‘금리’
다만 이 공식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봐야 할 변수는 전쟁의 기간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가 상승, 물가 압박, 기업 비용 증가, 소비 위축 등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RBC자산운용은 “지난 25년간 주요 전쟁 사례 중 장기전 성격을 띤 경우 S&P500지수는 12개월 뒤 평균 2% 하락했다”며 “S&P500지수가 1년 뒤에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핵심 변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다.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했을 때 시장이 특히 약했던 시기는 대체로 Fed가 금리를 올리고 있거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던 때였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다. 이재만 하나증권 팀장은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증시에서 ‘옥석 가리기’가 나타난다”며 “실적이 모두 좋더라도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주가 차별화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존과 구글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반면,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부진했던 것도 결국 영업이익률을 따지는 시장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 프리미엄9의 모든 콘텐츠는 한국경제신문의 저작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사전 허가 없는 무단 전재·복제·배포·캡처 공유·AI 학습 활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합니다.
위반 시 서비스 이용 제한 및 민형사상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1 hour ago
1







!["아아 팔아 갖고는"…치킨·볶음밥까지 내놓은 커피전문점 '속사정' [트렌드+]](https://img.hankyung.com/photo/202604/01.43949627.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