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에 경상수지 24개월째 흑자…대미 수출은 3개월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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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배당 영향에 흑자 폭은 34억 달러 감소

[부산=뉴시스]

[부산=뉴시스]
반도체 수출 호조의 영향으로 국내 경상수지가 2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국내 기업의 배당 확대 여파에 흑자 폭은 전월 대비 3분의 1가량 줄었다. 대미 수출액이 3개월 만에 감소한 가운데, 올 하반기(7~12월)부터 미국의 고관세 여파에 수출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57억 달러(7조7250억 원)에 달했다. 2023년 4월 이후 24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다만 흑자 폭은 3월(91억4000만 달러) 대비 34억4000만 달러 줄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확대에 힘입어 89억9000만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흑자 폭도 전월(84억9000만달러) 대비 소폭 증가했다.

4월 수출액(585억7000만달러)이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하면서 흑자 달성에 기여했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16.9%), 무선통신기기(6.3%), 의약품(22.3%) 수출이 늘었고, 석유제품(―13.8%)과 승용차(―4.1%) 수출은 감소했다.

수입액(495억8000만달러)은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자재 수입이 10.4% 줄었던 영향이 컸다. 항목별로는 석탄(―38.5%), 원유(―19.9%), 가스(―11.4%) 등이 많이 감소했다. 곡물(―11.5%)·비내구소비재(―3.3%)·승용차(―2.8%) 등 소비재 수입도 2.1% 줄었다.

지난 4월 흑자 폭 감소는 외국인 배당 등의 영향으로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 있었다. 본원소득수지는 지난 3월 32억3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했지만, 4월에는 1억9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4월 중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며 배당소득수지가 3월 26억달러 흑자에서 6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미국 수출이 올해 1월 이후 3개월 만에 줄어들면서 미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월 대미 수출액은 106억3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6.8% 줄었다. 반면 중국에 대한 수출액(108억8000만 달러)은 전월 대비 3.9% 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수출국 자리를 되찾았다. 한은은 미국의 고관세 여파에 따른 수출 감소 영향이 올 하반기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철강이나 자동차 등의 수출에서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의 영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이 확대하고, 국내 생산과 수출은 줄어드는 모습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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