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탠 템플턴 글로벌 투자전략가
코스피 시가총액 53% 반도체 쏠림
방산·조선·원전·로봇·전력설비
美 재산업화·글로벌 공급망 수혜 기대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한국 증시와 관련해 반도체 대형주에 치우친 지수 추종 전략에서 벗어나 방산·조선·원전 등 저평가된 우량 종목을 발굴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크리스티 탠(Christy Tan) 프랭클린템플턴 리서치센터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6일 “한국 증시 랠리는 인공지능(AI) 주도 반도체 실적 사이클과 정치적 안정, 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이끌었다”며 “그러나 최근의 주가 조정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잔류는 한국 증시의 상승 잠재력과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지수를 사는(buy the index)’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탠은 현재 한국 증시를 화려한 ‘공작새’에 비유되는 반도체 기업들과 여전히 잠자고 있는 ‘한국 호랑이’인 저평가 우량주가 공존하는 형국으로 묘사했다.
실제로 AI 붐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폭증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크게 뛰었다. 연초만 해도 전년 대비 약 13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2026년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 컨센서스는 현재 약 700% 급증한 수준이다. 다만 탠은 “SK하이닉스가 HBM 리더십을 굳힌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실행 격차(execution gap)를 좁혀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두 기업을 동일한 AI 수혜주로 묶어 접근하는 것을 경계했다.
문제는 지수의 쏠림 현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53%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지난 5월 기준 두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의 수익률은 약 5%에 불과했다. 코스피 전체 지수가 29%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시장 전반의 온기라기보다 반도체 업종에만 상승 모멘텀이 집중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프랭클린템플턴은 바로 이 대형주 그늘에 가려진 ‘잠자는 호랑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상장사의 약 3분의 2가 장부가치 미만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약 41%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배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탠은 “과열된 초대형 반도체주를 뒤쫓기보다는 탄탄한 자본력을 갖추었지만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우량 기업을 발굴해야 한다”며 “방산·조선·원전·로봇·전력설비 등 미국의 재산업화와 글로벌 공급망 투자의 수혜를 받는 섹터들이 대안이 될 것”이라 제안했다. 이들 업종이 높아진 한국의 지정학적·산업적 위상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의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주문했다. 최근 한국 증시 변동성은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자금 흐름과 결부돼, 정상적인 차익 실현 매물조차 기계적 반대매매로 돌변하게 만드는 구조적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탠은 “이제는 종목별 투자 비중을 줄이고 단계별 분할 매수 전략을 취해야 할 때”라며 “리스크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매수세가 쏠린 반도체 보유 종목에 대한 헤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한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투자 전략은 달라져야 한다”며 “공작새는 선별적으로 담되, 이제는 호랑이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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