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긴장 고조도 투심 악화
반도체 관련株 줄줄이 큰폭 하락… 코스피 5% 넘게 빠져 ‘검은 수요일’
환율 1498.5원으로 주간거래 마쳐… 하이닉스 ADR상장 기대감 반영한듯
8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5% 넘게 하락하며 ‘검은 수요일’을 맞았다.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찍은 뒤 하락세 진입)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는 데다 미국과 이란의 공습이 재개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코스피 변동성이 증폭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앞두고 달러 유입 기대감에 원-달러 환율은 8일 약 2개월 만에 1500원을 밑돌았다.● 코스피-코스닥 5%대 하락

이는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6일(현지 시간) 모건스탠리는 고객들에게 발송한 보고서에서 “반도체 중심의 상승장이 마무리되고 시장 주도주가 점차 확산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로 달러를 대거 끌어올 것으로 기대되는 SK하이닉스의 ADR 미 증시 상장을 호재로만 볼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주의 자금이 미 증시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스위스 글로벌 자산운용사 UBS는 SK하이닉스 ADR의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ADR 매수, 한국 주식 매도’ 전략을 제시했다. UBS그룹의 영업 및 트레이딩 데스크는 SK하이닉스가 발행할 예정인 ADR을 매수하고 한국 증시에 상장된 본주를 매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증서가 프리미엄(할증)을 받고 거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도 투자 심리를 억눌렀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공습이 재개되며 국제유가가 오르는 등 불안 심리가 커졌다.
● “ADR,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긍정적”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 ADR의 미 증시 상장이 한국 증시와 반도체 관련주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버블론에 대한 우려와 SK하이닉스 ADR의 나스닥 상장이 흥행할 것이라는 기대감 사이에서 투자 심리가 갈팡질팡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경쟁사 대비 낮게 평가됐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빠르게 높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9.7원 하락한 1498.5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1500원을 밑돈 것은 5월 29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 ADR 상장으로 향후 대규모 달러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날 경제금융당국이 서울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을 계기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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