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의 역설…한은 “물가 자극해 금리 인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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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주식 시장 상승세를 이끄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성장 동력이면서 물가와 자산시장 과열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경기 호조로 성장세가 견조한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상당 기간 웃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통상적으로 반도체 수출 증가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설비투자와 고용, 임금과 배당이 늘고 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과 가계의 소득·자산 여건이 개선되면서 소비와 투자도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국내 증시가 하락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이 국내 증시가 하락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은은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소득·자산 여건 개선과 투자 확대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소비와 투자가 늘면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하반기 이후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은 하락하겠지만, 다른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 가격의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웃도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4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4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또 부동산 시장도 금리 인상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최근 집값에 대해 “최근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높은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집값 상승세 속 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되면 대출을 받아 집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자가 더욱 늘어나고, 자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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