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내준 어르신, 말벗 된 대학생… 남과 사는 ‘60만 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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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리포트] 혈연 아니어도 한 지붕 시대 5년 새 비친족 가구 18만 증가 생활비 절약-동거 인식 변화에 1인 가구 외로움도 영향 끼쳐 국내 제도는 혼인-혈연 중심… 의료 결정-행정 대리 어려워 美-佛 등 비친족 인정 법 마련… 韓 “가족지원 대상 확대 검토” 《‘남과 함께’… 비친족 가구 60만집값 부담과 동거에 대한 인식 변화에 따라 가족이 아닌 이들이 함께 사는 ‘비(非)친족 가구’가 지난해 처음 60만 가구를 넘었다. 다만 법적으론 여전히 ‘남’이라 응급 상황에도 서로 보호자가 될 수 없다.》 김기남 씨(71)가 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빈방을 소개하고 있다. 김 씨는 올 2월부터 서울시 ‘한지붕세대공감’ 사업을 통해 가족도, 친척도 아닌 대학생 박모 씨(25)와 함께 살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방 4개짜리 아파트에 사는 김기남 씨(71)는 1일 냉동실에 콘 아이스크림 2개를 넣어뒀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지 않는 김 씨가 아이스크림을 챙긴 건 함께 사는 대학생 박모 씨(25)를 위해서다. 박 씨는 김 씨의 아들도, 친척도 아니다. 그런데도 올 2월부터 두 사람은 한 지붕 아래서 살고 있다. 김 씨는 2020년 두 자녀가 독립한 뒤 이 넓은 집에 혼자 남았다. 매일 저녁 현관문을 열면 적막한 공기가 텅 빈 집을 감쌌다고 한다. 집에 사람의 온기가 돌아온 건 서울시 ‘한지붕세대공감’ 사업을 통해 김 씨를 만나면서다. 남는 방이 있는 어르신과 거처가 필요한 대학(원)생을 이어 주는 이 사업으로 2014년부터 지금까지 총 1653건이 맺어졌다. 대구에서 상경해 중앙대에 진학한 박 씨는 반지하 단칸방과 기숙사를 전전했지만, 기숙사 선발에서도 밀려나 곤란을 겪던 차에 김 씨를 만났다. 박 씨는 “어르신이 쌀밥을 짓거나 과일을 사다 주시면 함께 먹고, 주말 아침이면 서로 살아온 얘기를 나누며 말동무로 지낸다”고 했다. 김 씨 역시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집에 들어오면 사람이 있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 비친족 가구 60만 시대… ‘남과 함께 산다’ 김 씨와 박 씨처럼 집주인과 세입자를 포함해 가족이 아닌데도 함께 사는 이들은 국가데이터처가 ‘비(非)친족 가구’로 분류한다. 주민등록등본상가족이 아닌 성인 두 명 이상이 한집에 사는 경우다. 우리나라는 혈연·혼인·입양으로맺어진 관계만 ‘친족 가구’로 본다. 사실혼 부부나 연인·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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