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이날 소셜미디어 X에 게시한 사진 7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슬로건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적힌 빨간색 모자와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한 채 이란 공습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에는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이 발언하는 동안 그가 옆에 선 채로 설명을 듣는 모습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의 핵 거점인 포르도에 벙커 버스터를 투하하는 장면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외 J D 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대형 탁상 주변에 둘러앉은 모습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자리엔 밴스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앉았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여부를 고심하는 동안 그들(밴스, 루비오)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백악관 웨스트윙에 있는 상황실은 최고 보안시설로, 이곳을 만든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 ‘JFK 룸’으로도 불린다. 내부 모습은 언론에 거의 공개되지 않는다. 2011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등은 9·11테러를 일으킨 테러단체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이곳에서 지켜봤다. 이번 사진에 공개된 상황실은 바이든 행정부가 5000만 달러(약 687억 원)를 들여 1년간 리모델링해 2023년부터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 시설 공습 전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과 릭 크로퍼드 하원 정보위원장 등 공화당 지도부에 공격 계획을 미리 알렸다고 이날 CNN 방송이 보도했다. 크로퍼드 위원장은 성명에서 “난 이번 행동 전부터 백악관과 접촉했고, 앞으로도 백악관과 함께 상황 전개를 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결정적인 행동을 한 트럼프 대통령을 치하하며 정밀하고 성공적인 공습을 수행한 미군 장병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습 사실을 알리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그동안은 주로 대통령 집무실에서 주요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이날 긴급 담화 장소는 백악관 내의 최대 공식행사장인 이스트룸을 택했다. 이스트룸은 2011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빈 라덴 제거 작전 성공을 발표한 장소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작전의 정치적 중대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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