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태평양, 통상질서 급변 속 기업 불확실성 대응…최병일·전성훈 등 통찰력 있는 전문가 대거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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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싱크탱크’ 수준의 전문조직을 연이어 신설해 주목받고 있다. 조기 대선과 미국의 통상정책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전보다 신속하게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내린 판단이다. 태평양은 ‘통찰의 리더십(thought leadership·전문성과 통찰로 혁신적 솔루션을 제시하는 능력)’을 통해 자문 영역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종합적인 솔루션을 내놓는 로펌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각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들을 영입해 센터나 태스크포스(TF)의 핵심역할을 맡기고 있다.

태평양의 싱크탱크 법경제학센터 구성원들이 회의를 갖고 있다.  태평양 제공

태평양의 싱크탱크 법경제학센터 구성원들이 회의를 갖고 있다. 태평양 제공

태평양은 지난달 최병일 이화여대 명예교수를 고문으로 영입해 같은달 신설한 ‘통상전략혁신 허브’ 운영을 맡겼다. 최 고문은 1990년대 우루과이라운드 서비스협상과 세계무역기구(WTO) 기본통신협상에서 한국 측 대표를 맡는 등 국제통상 분야의 최전선에서 경력을 쌓았다. 전성훈 전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고문)도 최근 태평양에 합류한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전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과 경쟁정책 자문위원 등을 지낸 공정거래법 전문가로 25년간 국내외 기업의 기업결합, 시장지배력 남용, 카르텔, 불공정행위를 연구해왔다. 지난해 새 식구로 들어온 한준성 고문도 태평양이 작년 7월 신설한 싱크탱크급 조직인 미래금융전략센터를 이끌고 있다. 한 고문은 하나금융그룹에서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 등을 지내며 디지털 전환 전략을 진두지휘했다.

태평양은 지난 2월엔 제레미 에버렛 외국회계사 영입으로도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제조세 전문가인 에버렛 회계사는 1994년부터 딜로이트 등 글로벌 회계법인과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근무했다. 한국에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최고재무책임자(CFO) 위원회 공동의장을 맡기도 했다.

이들은 그동안 태평양이 끌어온 고위 공직자 출신 자문단과 함께 태평양만의 차별화된 전문성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평양은 현재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와 임성남 전 주영 한국대사, 허경욱 전 OECD 대사,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정연만 전 환경부 장관,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2차관 등을 고문으로 두고 있다. 이들 자문단 외에도 규제분야 전문가인 우병렬 외국변호사(전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국장), 여론분석 전문가인 권석천 고문(전 JTBC 보도본부장) 등이 이 로펌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태평양은 재판 과정에서도 전문가 집단의 능력을 살려 성과를 내고 있다. 발전소 건설 입찰 담합 의혹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휘말린 운송회사들의 손해액 산정을 도운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21년 설립된 태평양 법경제학센터가 이 과정에 참여해 당초 법원 측 감정인이 산정한 손해율(6.35%)에서 크게 낮아진 0.84%의 손해율이 인정됐다. 담합으로 형성된 낙찰가격과 가상가격을 비교해 만든 대안 모형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출신 신동준 고문과 임부루 전문위원 등 경제학 실증분석 전문가들이 해당 작업에서 주축 역할을 했다.

태평양 관계자는 “정보기술(IT) 발달과 함께 산업의 전문화가 가속화되면서 로펌이 선제적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싱크탱크’ 수준의 조직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법조인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통섭과 통찰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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