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발생한 사상 초유의 투표 중단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 연속 이어졌다. 시위대는 문제가 된 서울 잠실 투표소와 전국 곳곳 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에 집결해 재선거 실시 등을 요구했다. 시위대 수백명이 주거지역 인근에 몰리면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4일 낮 12시 기준 보수 성향 유튜버와 일반 시민 등 약 350명(비공식 추산)이 서울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설치된 잠실7동 제2투표소 입구를 둘러싼 채 전날 밤에 이어 시위를 이어갔다. 이곳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14개 투표소 가운데 가장 먼저 관련 신고가 접수된 곳이다. 인근에는 관할 경찰서 인력과 기동대 등 약 470명이 배치됐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개표 중단” “선거 무효” 등의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노원구에서 왔다는 20대 초반 남성 A씨는 “투표용지 부족 소식을 접하고 어제 오후 6시 이곳에 도착해 밤새 시위하다 이제 집에 간다”며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부실한 선거 관리 실태에 분노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김범진 서울시선관위 사무처장이 현장을 찾아 “개표 결과가 확정돼야 당선자를 결정할 수 있고 이후 선거 효력의 법적 절차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시위 참가자들의 구호 소리에 발언을 제대로 이어나가지 못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전날 오후 11시50분께 투표 종료를 공식 확인한 이후 이곳에 있는 투표함 2개를 김 사무처장이 방문했을 때까지 개표장으로 보내지 못했다.
주민들은 선관위의 부실한 관리 행태를 비판하면서 시위로 인한 불편도 함께 호소했다. 40년 넘게 이 아파트에 살았다는 주민 B씨는 “이곳에 살면서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며 “주민들이 시위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C씨는 “밤새 소음이 이어져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토로했다. 우성아파트 관리사무소는 피해 사례 수집에 나섰다.
과천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 선관위 앞에도 시위대가 잇달아 모였다.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날 밤부터 이어졌다. 밤사이 한때 1000명 가까운 인파가 몰리면서 경찰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기동대 200여 명을 배치하고 주변 도로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대구 계산오거리 인근 선관위와 부산 연산동 선관위 앞에서도 항의 시위가 열렸다.
최영총/류병화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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