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운용사 '빅3' 인사태풍…이지스·마스턴·코람코, 세대교체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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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 경영권 매각 진행중…내년 3월경 마무리
마스턴, 에이치PE 자본 유입…코람코, 대표 사임
"독립계 운용사, 펀딩 한계…새 경영진 체질 개선"

  • 등록 2025-11-11 오후 7:48:58

    수정 2025-11-11 오후 7:48:58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사 ‘톱(TOP) 3’인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코람코자산운용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경영권 매각을 진행하고 있고, 나머지 두 운용사도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영진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상업용부동산 시장이 수년째 어려운 만큼 독립계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이 새 경영진을 통해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여의도 이지스자산운용 본사 [사진=이지스자산운용]
◇ 이지스, 경영권 매각 진행중…내년 3월경 마무리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회사 경영권 및 지분매각을 진행 중이다.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는 이날 본입찰을 진행하며,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우협)와 차순위 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말까지 최종 결정을 한 다음 대주주 적격 승인을 거쳐서 내년 3월경 잔금 등 거래를 최종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경영진인 조갑주 전 신사업추진단장(지분율 1.99%) 뿐만 아니라 소액 주주들도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 팔 기회가 없다고 판단해서 매각에 대거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스턴투자운용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가 최대 30% 지분을 확보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에이치PE는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마스턴투자운용의 대표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훈 마스턴투자운용 대표의 공식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남궁 대표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물에는 홍성혁 부사장이 있다. 홍 부사장은 1972년생으로 마스턴투자운용의 상임이사이자 등기이사다. 지난 2011년부터 마스턴투자운용에 합류했다.

그는 △코람코자산신탁 리츠부문 투자2팀장 △쿠시먼앤웨이크필드코리아 투자자문팀 △삼성물산 건설부문 해외영업본부 등을 거친 부동산·리츠 분야 전문가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마스턴투자운용은 에이치PE의 자본 유입으로 자본조달(펀딩)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조직 내 변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스턴, 에이치PE 자본 유입…코람코, 대표 사임

코람코자산운용도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형석 코람코자산운용 대표가 최근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이사회 의장에게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왔으며, 당초 임기는 오는 2027년 3월까지였다. 코람코자산운용은 보통 3월에 대주주 이사회를 거쳐서 대표이사의 임기를 정하게 된다.

코람코자산신탁 사옥 골든타워 전경[사진=코람코자산신탁]

박 대표의 퇴직 일정과 향후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코람코자산운용은 후임 인선 절차에 공식적으로 착수하지 않았다. 박 대표의 퇴임 시점이 확정되면 후임 선정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업계를 주도했던 이지스·마스턴·코람코의 경영진에 갑자기 변화가 찾아온 것은 단순한 ‘인사 이동’이 아니라, 부동산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세대교체’라고 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경기 침체로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수년째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주요 부동산 자산운용사들도 생존을 위한 변화가 절실해진 만큼 새 경영진을 통해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코람코자산운용은 모두 독립계 자산운용사여서 대기업이나 금융지주 계열사에 비해 자금조달(펀딩) 난이도가 높다.

실제로 지난 3월 국민연금이 국내 부동산 코어플랫폼 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3곳 중 2곳은 금융지주 계열 운용사였다. 최종 선정된 3곳은 삼성SRA자산운용, KB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이다.

이지스·마스턴·코람코자산운용 모두 투자자금이 마른 현 상황에서 생존하려면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대기업·금융지주 계열 운용사들이 이전보다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쪽으로 바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이지스, 마스턴, 코람코의 변화는 올해 부동산 금융업계 재편의 서막”이라며 “독립계 운용사들이 자금조달·투자역량 확대를 위해 외부 자본과 손잡거나 리더십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부동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독립계 운용사들이 자체적으로 펀딩하는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이 풍부한 대기업이나 금융회사가 운용사 지분을 사들여서 더 체계적으로 자금조달 하고, 책임 투자를 진행하는 시대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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