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숙제’ 논란에 금지 시켰는데…도리어 늘어났다는 수행평가, 왜?

6 hours ago 1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교육계는 고교생들의 영어 수행평가가 과중한 부담을 주고 있으며, 사교육에 의존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입시 컨설턴트 강성태씨는 학생들이 한 학기에 평균 50개 이상의 과제를 제출해야 하며, 이로 인해 학생들의 수면 시간이 급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수행평가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교육부의 구조적 문제 해결과 교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회원용

핵심 요약쏙은 회원용 콘텐츠입니다.

매일경제 최신 뉴스를 요약해서 빠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선행 부추기고 부모 찬스만 늘려
수업시간 내 평가 원칙 무색
“하루 3시간 자며 50개 과제” 청원도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수업 장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매경DB]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수업 장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매경DB]

“영어 수행평가가 과학 논문 읽고 보고서 쓰는 건데, 영어 과목이니 영어로 작성해야 한대요. 전공자들도 못 하는 사람 많아요. 결국 사교육 도움 받아 과제 제출한다는 얘기 듣고 너무 착하더라고요.”

최근 입시 컨설턴트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가 유튜브에 올린 ‘수행평가 폐지 청원’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강 대표는 “고등학생이 한 학기에 평균 50여 개의 수행평가를 해내야 한다”며 “학생들은 매주 수많은 과제를 소화해야 하다 보니 평균 수면 시간이 3~4시간에 불과할 정도로 과중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영상은 게시 4일 만에 조회수 9만회를 넘겼고 19일 현재 1600개가 넘는 공감 댓글이 달렸다. 폐지 청원은 사전 동의 인원을 충족해 청원 요건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교육부는 2019년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및 관리지침(훈령)’을 개정해 2020년 1학기부터 교과 외 과제형 수행평가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수업시간 내 평가를 원칙으로 삼아 ‘부모 찬스’ 논란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해당 지침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이어서 현장에서는 여전히 과제형 수행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수행 과제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깊어졌고,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생은 “기말고사가 2주도 남지 않았는데 지난주에만 수행과제가 9개였다”며 “하루에 서너 시간 자면서 과제를 한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불만이 많다. 고1·고3 자녀를 둔 A씨는 “수행평가를 부모가 도와주기도 어려워 외부 컨설팅까지 받고 있다”며 “부모는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고, 아이들은 잠도 못 자며 괴로워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모가 과제를 대행하거나 사교육 도움을 받는 사례가 늘면서 공정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교사들은 시간 제약으로 수업 시간 내 평가까지 완료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토로한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수업 시간은 학기당 약 17주 차로 짧고, 실험·토론 등 수행평가가 2~3차시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며 “단편적 퀴즈식 평가는 피하라고 하니, 심화 수업·평가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해 결국 과제형 평가로 대체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을 키워준다는 수행평가의 본래 취지를 되살릴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미정 한국교원대 교수는 “교사가 수업 시간 내 평가할 수 있도록 풍부한 사례 중심의 연수와 행정·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수업 시간 내 수행평가를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실태를 조사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제형 수행평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동영상 촬영이 필요한 경우 등 사례가 있을 것”이라며 “문제가 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교육청 장학지도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