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군기 잡기 나선 국정기획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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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청사진을 설계하는 국정기획위원회가 초반부터 정부 부처 ‘기강 잡기’에 나섰다. 현재까지 진행된 업무보고가 성에 차지 않는다며 사실상 ‘재보고’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전날 진행된 부처 업무보고 내용은 매우 실망”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공약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된 반영도 부족하고 구태의연한 과제들을 나열한 것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어떤 부처는 공약을 빙자해 부처가 하고 싶은 일을 제시하는 상황도 벌어졌다”며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 3년 그리고 비상계엄 내란이 벌어진 6개월 동안 공직 사회가 얼마나 혼란스러웠고 어떻게 무너졌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도 연일 쓴소리를 날렸다. 이 위원장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3년간 이완된 정부 정책과, 지난해 겨울부터 대선까지 기간에 많은 분이 흐트러져 있다”며 “흐트러진 상황이 있었다면 지금부터는 모든 걸 새롭게 한다는 각오로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업무보고 첫날인 지난 18일에는 기획재정부, 국세청, 국무조정실,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보고를 했다. 이 위원장은 중기부 업무보고를 받으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때보다 공약 이해도와 충실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가 강한 어조로 부처·기관을 질책하는 배경에는 해이해진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 세우려는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선 공약에 조직 개편이 담긴 일부 부처는 업무를 소홀히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바뀐 정부의 기조에 맞게 ‘일하는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한 의도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부처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청사진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에서 일부 위원이 전체를 보기보다 본인 관심사인 개별 사업만 물어봐 의아했는데 갑작스러운 비판이 나와 뜬금없다”고 했다. 또 다른 부처 관계자는 “한 시민사회 출신 인사는 업무보고와 상관없는 개인 의견을 장황하게 설명해 오히려 여당 의원이 말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형창/하지은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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