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만들어진 성냥 자동 제작 기계 ‘경북 의성 성냥공장 윤전기’가 지난해 11월 국가유산청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성냥개비에 자동으로 초(파라핀)와 발화제 두약(頭藥)을 찍고 건조하는 800t 무게의 대형 기계다. 1970년대 의성 성냥공장 운영진이 일본 견학을 다녀온 뒤, “우리나라에도 성냥 생산 자동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개발에 나섰다.
강석훈 유산청 학예연구사는 “일회용 라이터가 보급되기 전까지 성냥은 필수적인 생활 도구였고, 이사하는 이웃에게 ‘모든 일이 불꽃처럼 잘 이뤄지길’ 기원하며 성냥을 선물했을 정도로 근현대사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며 “의성 성냥공장 윤전기는 지금도 가동할 수 있는 상태로, 국내에서 온전하게 보존된 성냥 자동 제조기로는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의성 성냥공장은 과거 대표적인 성냥 브랜드 중 하나인 ‘향로’를 생산했다. 대량생산의 필요성이 높아지자 1980년에 42㎜ 길이 성냥 제작용 윤전기를, 1982년에 48㎜용 윤전기를 도입했다. 지금 남아 있는 건 1982년 윤전기다.책 ‘의성성냥공장전’(이정화 저)은 “1회에 40분~1시간 가동해 약 198만 개피, 즉 3600갑을 생산했다”며 “성냥갑에는 불붙은 성냥개비를 입에 문 오리가 그려졌는데, 뱃사람들은 이를 안전을 기원하는 부적처럼 여기며 썼다”고 설명하고 있다.
의성 성냥공장은 성냥 산업 쇠퇴에 따라 1954년 문을 연 지 59년 만인 2013년 문을 닫았다. 우리나라에 남은 마지막 성냥공장이었다. 현재는 공장 건물과 부지를 활용해 내년 개관을 목표로 전시관과 디자인센터 등을 짓고 있다.
예비문화유산은 만들어진 지 50년이 안 된 문화유산 중 근현대 역사와 문화를 대표할 가치가 있는 것을 선정해 관리하는 제도로, 지난해 처음 10건이 일괄 선정됐다. 올해 말경 두 번째 목록이 발표될 예정이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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