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서 더 빠져드는 심리 스릴러…최민식·최현욱이 말한 ‘맨 끝줄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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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좋아할까?’

지난해 여름 넷플릭스 드라마 ‘맨 끝줄 소년’ 촬영을 마친 최민식 배우(64)는 문득 이런 걱정이 들었다고 한다. “시원시원하기보다는 마음을 답답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걱정이 무색하게, 드라마는 공개 첫주 글로벌 비영어권 ‘TOP 10’ 안에 들었다. 하지만 한 인간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따라가는 작품은 최 배우의 말마따나 여러 질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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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끝줄 소년’은 20년 전 딱 한편의 소설을 쓴 ‘실패한 작가’이자 대학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최민식)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제자 이강(최현욱)의 글에 집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심리 스릴러다. 존재감이 거대한 배우 최민식과 ‘약한 영웅’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기대주 최현욱(24)의 앙상블로 공개 전부터 주목 받았다.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두 배우는 서로의 연기를 두고 “경이로웠다”고 했다.

최민식은 작품의 대본을 읽고 곧장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요즘 트렌드와 달리 클래식함이 느껴졌다”며 “인간의 불편한 진실을, 훌러덩 벗겨낸 고깃덩어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그의 말대로 허문오는 ‘출세한 작가’에 대한 열망과 열패감을 매순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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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민식은 이강의 글에 현혹돼 이성적 판단을 잃어가는 허문오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라이벌 작가의 사생활에 대한 집착은 더없이 지질하다. 최민식은 “한소리하고 싶은 인간이지만, 측은지심이 들지 않느냐”며 “나는 근사하고 멋진 슈퍼맨같은 캐릭터보다 연민이 가는 캐릭터가 좋다”고 했다.작품의 동력은 매회 거듭되는 반전이다. 판을 끌고 가는 건 최현욱이다. 이야기를 쓰는 이강이 화자로 등장하기에, 반전의 긴장감도 최현욱의 몫. 어리숙한 20대의 모습은 물론이고, 어딘가 의뭉스러운 눈빛으로 허문오뿐 아니라 시청자들마저 허구와 사실의 경계에 세운다. 최현욱은 “시청자들이 두세 번 보셨을 때에도 이강의 진심을 궁금하게끔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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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욱은 최민식의 추천으로 캐스팅됐다고 한다. 오디션장에서 단번에 그를 알아본 최민식은 “현장에서도 ‘어떻게 이렇게 나를 쳐다보지?’하고 놀랄 때가 많았다”며 “대만족”이라고 했다. 최현욱은 이에 대해 “너무나 영광스럽다”며 “선배님이 보여주신 에너지, 호흡, 섬세함을 너무나 닮아가고 싶다”고 답했다.

사실 최현욱은 2019년 웹드라마로 데뷔한 이래 무명시절이 거의 없는 배우다. ‘약한 영웅’의 안수호, ‘D.P.’의 신아휘 등으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자신의 강점이 “패기”라면서도 “실제로 겁이 없다기보다는, 그러려고 마음을 먹는다”고 했다.

“이제껏 해온 역할들은 만화책 주인공 같은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었어요. 그래서 (이강 역할은) 해내고 싶은 마음이 첫 번째였어요. 두려운 마음에 멀리서 바라보기보다는, 기회가 온 걸 제 손으로 잡고 싶었습니다.”(최현욱)

“생각할 여지가 많은 드라마에 임한 게 참 잘했구나 싶었다”는 두 배우. 사제지간의 심리게임을 넘어 이 작품이 남긴 건 무엇이었을까. 최민식은 “구업(口業)”이라고 했다.

“제가 지금 김훈 작가의 ‘허송세월’이란 에세이를 읽고 있는데요. 노작가의 잡다한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되게 마음이 잔잔해져요. 그러나 글이 항상 이런 긍정적인 면이 있는 건 아니죠. 허문오의 말로 인한 폭력 때문에 이강은 글을 수단으로 복수를 하잖아요. 너무나 많은 혐오와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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