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정보유출’ 갈등, 난기류 키우는 韓美
정동영 ‘구성 핵시설’ 언급 논란… 브런슨, 안규백에 “정보공유 제한”
韓정부내 “상응조치 검토” 목소리
전문가 “李정부서 이견 누적 결과… 美와 지속적 대화로 상황 풀어야”
정부 소식통은 20일 “브런슨 사령관이 지난달 안 장관에게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미국 정부가 대북정보 공유 제한 방침을 통보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며 북한 평안북도 구성에 미공개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브런슨 사령관이 안 장관을 긴급히 찾아와 강력히 항의했다고 한다”며 “주한 미국대사관 정보책임자도 국가정보원에 이 문제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주장했다. 한미 정보당국 간에도 정 장관의 정보 유출 건이 논의됐다는 것. 다만 국방부는 “주한미군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에게 항의했다는 것은 한미 군사 외교상 적절하지 않고, 사실도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정 장관 발언에 대해 보안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 장관이 미국이 제공한 정보를 유출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정부 일각에선 미국의 정보 제한에 대한 상응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비무장지대(DMZ) 출입권, 주한미군의 서해 공중훈련 등을 둘러싼 한미 간 불협화음이 누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북정보 유출 논란이 장기화되면 핵추진잠수함 건조,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핵심 한미 현안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정보자산을 제한한다는 것 자체가 누적된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라며 “미국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상황을 풀어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미 불협화음 ‘경고등’]
韓美 ‘북핵정보 유출’ 갈등
브런슨, 安국방에 “정보 공유 제한”… 정부 “정동영 정보유출 아냐” 결론
DMZ법-美 서해훈련 논란 등 누적… 핵잠 등 美와 후속협상 악영향 우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브런슨 사령관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찾았지만 안 장관의 다른 일정으로 인해 직접 만나지 못하자 먼저 국방부 고위 당국자에게 미 정보당국이 위성 등으로 포착한 대북 정보 제공을 일부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한국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는 내용을 알렸다고 한다. 이후 브런슨 사령관은 안 장관에게도 직접 재차 대북정보 제한 방침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국회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21일 “주한미군사령관이 안 장관을 긴급히 찾아와 강력히 항의했다고 한다”며 “또한 주한미대사관 정보책임자도 국정원에 이 문제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주한미군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에게 항의했다는 것은 한미 군사외교상 적절치 않고, 사실도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주한미군과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이번 정보 공유 제한과 관련해 정 장관의 발언과 함께 DMZ법 추진, 주한미군 서해 공중훈련 관련 논란도 함께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정보 제한은 최근까지 누적된 불만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정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회 DMZ법 입법 공청회에서 유엔군사령부가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의 DMZ 출입을 불허했다는 사실을 공개하자 유엔사는 불쾌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유엔사는 올 1월엔 이례적으로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DMZ 출입 승인 권한을 갖는 것은 정전협정에 정면 충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유엔사령관을 겸하고 있다.
이어 올 2월엔 우리 군 관계자를 통해 주한미군이 대규모 서해 공중훈련에 나선 것에 대해 안 장관이 브런슨 사령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훈련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데 대해 항의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군 관계자를 인용해 브런슨 사령관이 사과의 뜻을 전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오자 브런슨 사령관은 심야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대비 태세 유지를 두고 사과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 핵잠·원자력 협상 등 악영향 우려도
미국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한국의 기밀 유출을 이유로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노무현 정부 때와 2009년 이명박 정부, 2018년 문재인 정부 때도 짧게는 2주, 길게는 1년 이상 정보 공유가 제한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다만 정부 내에선 미국이 정 장관의 발언 등을 기밀 유출로 규정하고 대북 정보를 제한한 것을 두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미국에 제공하는 한국의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하는 등 상응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미 불협화음이 확산되면 핵추진잠수함 도입, 우라늄 농축·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 한미 조인트팩트시트 안보 합의 후속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미는 당초 핵잠, 원자력 농축·재처리에 대한 실무 협상을 갖기로 했으나 미국과 이란 전쟁 등의 여파로 아직 본격적인 후속 협상을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명예교수는 “한미 간 조율할 안건이 많다”며 “한미 간에 싸움을 붙일 한가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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