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를 규제하는 것은 아이에게 준 사탕을 빼앗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선재원 메라키플레이스 대표(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환자들은 비대면진료의 편리함을 경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선 대표는 코로나19로 비대면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2021년 회사를 창업해 ‘나만의닥터’를 내놨다. 나만의닥터는 국내 비대면진료 플랫폼 시장에서 ‘닥터나우’와 함께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그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이지만 공중보건의를 마친 후 줄곧 ‘병원 밖’에서 일했다. 컨설팅회사 맥킨지, 바이오벤처 헬릭스미스, 벤처캐피털(VC)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거쳐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에 뛰어들었다. 2023년부터 업계를 대표하는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선 대표는 “비대면진료는 시범사업에서 성인 초진도 허용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비대면진료 법안은 이 범위를 18세 미만과 65세 이상으로 제한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과 중·장년 세대에게 일상으로 자리 잡은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다시 차단하는 게 합리적인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선 대표는 비대면진료에 찬성하는 의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확한 진료가 어렵다는 이유로 비대면진료에 반대하지만 이는 기존 병원들이 비대면진료를 하는 병원에 환자를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을 반영한 측면도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선 대표는 “개원 초기 의사들은 비대면진료를 환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대면진료 환자가 단골 환자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비대면진료로 환자는 의료 접근성이 커지고, 의사는 신규 환자를 유치하는 기회를 얻는 ‘윈윈’ 구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선 대표는 약 배송 제한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는 비대면으로 진료받아도 약은 약국을 방문해 수령해야 한다. 그는 “일본 등에서는 비대면진료와 약 배송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체계가 정착됐다”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