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올드&]
‘22.5% 감량’ 마운자로 3분기 선보여… 국내 독주 ‘위고비’보다 값 저렴할 듯
中서도 30개 이상 후기 임상 중… 비만치료 글로벌 춘추전국시대
● ‘기적의 비만약’ 마운자로, 위고비 빠르게 추격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가 이르면 3분기(7∼9월) 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운자로는 72주간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평균 22.5%의 감량 효과를 보이며 업계의 많은 관심을 모은 비만치료제다. 국내에서는 빈 주사기로 약물을 뽑아 쓰는 방식의 ‘단일 용량 바이알(병)’과 1회분을 주사기에 담아 판매하는 ‘프리필드펜’ 등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프리필드펜의 물량 공급이 어려워 바이알을 먼저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위고비가 선점하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위고비의 점유율은 73%로, 위고비가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마운자로가 연내 출시되면 위고비의 독주를 막고 양강 구도를 구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마운자로는 위고비의 매출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올해 1분기 위고비 글로벌 매출은 173억6000만 덴마크 크로네(약 27억3033만 달러·약 3조6800억 원)다. 비만치료제로 처방된 마운자로의 매출은 23억1000만 달러(약 3조1500억 원)다. 미국 시장에 비만치료제로 출시된 시점이 위고비(2021년)에 비해 마운자로(2023년)가 2년가량 늦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운자로의 매출 상승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中도 비만치료제 시장 가세… “마운자로 수준의 감량 효과 보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업계에서는 비만치료제의 가격 조정도 점치고 있다. 위고비 한 달분의 출고가는 37만2025원이다. 처음 출시됐을 당시에는 최대 100만 원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지만 현재 약 40만∼60만 원 정도에 한 달분의 위고비를 구매할 수 있다.
마운자로의 출고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위고비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후발주자이다 보니 이미 위고비가 차지한 시장을 빠르게 가져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고심 중인 것 같다”고 했다.
여기에 중국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는 점도 큰 변화를 불러올 변수로 꼽힌다. 글로벌 전략컨설팅기업인 LEK컨설팅에 따르면 중국에서 후기 임상 단계에 진입한 비만치료제만 30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앞서 나가는 것은 중국의 항저우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에크노글루타이드’다. 위고비, 마운자로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로, 최근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됐다. 국제학술지 ‘랜싯 비만 및 내분비학’에 발표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최고 용량(2.4mg)을 48주간 투여했을 때 1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판하이 사이윈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임상 시험에서 에크노글루타이드와 직접 비교를 하지는 않았지만 마운자로의 중국 임상 시험 결과와 유사하다”고 했다. 중국 전역에서 실시된 임상에서 최고 용량의 에크노글루타이드를 투여 받은 환자의 93%가 체중의 최소 5%를 감량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경우 중국 임상에서 85∼87% 수준의 환자가 체중 감량을 나타낸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이르면 내년 초 중국에서 승인될 것으로 전망되며, 사이윈드는 해외 판매를 위해 잠재적 파트너들과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HK이노엔이 해당 약물의 국내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사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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